[미디어·경제논단] 언론 자유를 최대한 제약하고 싶은 정치인들
[미디어·경제논단] 언론 자유를 최대한 제약하고 싶은 정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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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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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보는 대한민국 제도권 언론은 정권의 나팔수정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환경의 감시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4.15부정선거가 유튜브에는 하나하나 밝혀지는데도 제도권언론은 대부분 묵묵무답이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같은 나라의 일로 여기고 싶다. 제도권 언론 기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 자성이 일어난다. 기자협회는 지난 20일 13년 만에 ‘기자의 날’ 기념식을 프레스 센터에서 가졌다. 이 날은 1980년 5월 20일 전두환 정권 당시 ‘언론 검열’에 맞서 검열·제작 거부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기자협회 김달아 기자는 “정권에 맞섰던 기자 정신 잊지 말자”라고 제목을 달았다. 실제 그 구호가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2가지 측면에서 언론 통제의 고삐를 조아간다.

지난 20일 언론을 옥죄는 ‘n번방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석 177석, 찬성 174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음란물을 단속한다는 취지이다. 네이버, 카카오톡이 비상이 걸린다. 국민 76%가 네이버로 검색을 하고, 기사를 찾아간다. 또한 국민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대부분 친구, 친척과 통화한다. 그걸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이슬비 기자는 “인터넷 사업자가 사용자의 대화를 어디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지, ‘범위’는 규정되지 않았다. 이는 향후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하기로 했다. 국회 관계자는 ‘시행령에도 사용자의 비밀 대화나 비공개 대화가 포함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추후 시행령 단계에서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처럼 개인 간 사적 대화방까지 간접적 관리 대상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법 제정 취지자체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표현의 자유, 통신 비밀 보호 등 헌법적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통신영역이 확장되면서 탈규제화 경향이 농후하다. 미국의 1996년 「텔레커뮤니케이션 법」(The Telecommunications Act of 1996)에 대해 큥(Lucy Kueng)은 “‘처음에는 방송과 통신이 다른 목적으로 설치된 다른 기술의 플랫폼 사이에 통제를 달리하는 것은 의미 없어진다’라고 했다. 모든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기술의 융합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EU의 규제형태도 기술의 중립성을 이야기하게 하고, 모든 다른 하부구조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은 동일한 규제를 받도록 했다. 또한 ‘탈규제, 즉 산업의 탈규제의 힘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변화를 위한 배경을 구성하고, 촉매제 역할을 했다’”라고 했다.

말이 미성년자 성 착취 영상물 유통을 금지한다지만, 언론 통제의 냄새가 물씬 난다. 코로나19 이후 면대면 만남은 여간 어렵지 않다. 많은 부분 카카오톡으로 지인들과 속삭인다. 그걸 다른 사람이 엿듣는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털끝이 오싹하다. 사생활 문제, 프라이버시, 명예훼손 등이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모바일과 인터넷 통신의 성격을 좀 논의하지. 인터넷은 처음부터 권력기구로서 작동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소박한 관심사에서 시작했다. 맥네이어((Brian McNair)는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Clinton Lewinsky Scandal)이 1998년 뉴스위크의 탐사보도로 축발된 것이 아니라, 온라인 Drudge Report로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드러지(Matt Drudge)는 온라인 뉴스 수집가의 한 사람이었다. 사이트를 하나 개설하고, 전통적 뉴스 수집과 취재 등과는 다른 방법으로, 인터넷 사용자의 증폭을 도와주는 기능을 했다. 그는 뉴스의 정확성, 정직성을 위한 책임이 감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공동체 사이트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라고 했다. 그런 보도 형태가 인터넷, 모바일 통신 등에서 많이 회자된다. 그걸 ‘명예 훼손’으로 ‘언론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법제화한다면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들이대는 꼴이 된다.

다른 하나는 21대 국회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언론사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제도이다. 그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고, 조국 사태로 조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인사이다.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는 “지난 17일 KBS ‘저널리즘토크쇼J’에 출연해 ‘단순히 몇 백만원 배상해주고 마는 식으로는 언론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며 ‘악의적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사가 망하는 수준의 배상액을 묻는 시스템이 있어야 언론의 팩트 체크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에 입법을 예고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18일 통화에서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당의 주요 12개 공약에 대한지지 투표를 진행했는데 30% 가량이 1순위로 언론개혁을 꼽았다. 정책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입법을 우선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고 했다.

벌써「언론법」, 「방송법」,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 등이 있고, 이들에 대한 개정안이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전혀 다르다. 프라이버시는 개인의 권리로 간주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언론의 자유는 공적 자유로 간주한다. 이런 형태의 판례로 이형석 교수는 “미국연방대법원(Cox Broadcasting Co. v Cohn, 420 U.S. 1975, para 46)이 공공장소, 선거와 같은 공적영역에서는 프라이버시보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방대법원은 Cox Broadcasting Co v. Cohn 사건에서 ‘주(州)는 공익목적으로 공개되는 공식 법원 기록에 포함하여 보편적 사실에 근거한 정보의 공개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라고 했다.

공직자의 프라이버시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다. 그의 ‘언론사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은 청와대 뜻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지금 언론은 환경감시 기능을 망각하고 선전, 선동, 세뇌를 주로 하는데 이 두 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언론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눈에 선하다. 민주인사로 자부하면서 언론 자유를 최대한 제약하고 싶은 정치인들이 많아진다니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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