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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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중국의 맷집을 더욱 키우고 있다. 무역전쟁에서 잽만 날리니 중국의 면역 수취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친구들은 면역력이 좋아 외부의 어지간한 바이러스 침투도 능히 이겨내고 있지 않은가? 혹시 몸에 들어왔더라도, 시간이 걸려도 이겨내고 일상으로 복귀하곤 한다. 결정적으로 사망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코로나19에서 보듯이 젊은이들은 무증상 감염으로 전파를 시키는 보균자 역할을 하고 있지, 본인이 병상에 눕는 경우는 드물다. 걸려도 완치돼 일상으로 쉽게 복귀한다. 항체가 생긴 후에는 어떠한 동종 바이러스 공격도 이겨낸다.

별안간 바이러스 얘기를 하니 새삼 의문을 가지겠지만, 미·중의 현재 마찰과 전쟁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는 미국의 카운터펀치가 없어 중국이 서서히 적응하면서 그때그때 이겨내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야구의 결정구가 없어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면 맞을 것이다, 종국에는 금융전쟁으로 가 그나마 해결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공산이 크다. 이 와중에 미국에서는 연일 데모가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 회견을 CNN이 생중계하면서, 반쪽화면에 전국 시위상황을 동시에 배치해 보도할 정도다. 홍콩 보안법이 2877명 찬성, 반대 1명, 기권 6명 등 압도적으로 통과돼, 중국 비판의 수위를 뛰어넘어 홍콩지위 특별법까지 박탈하겠다고 하던 중,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절도범으로 의심받은 흑인을 너무 가혹하게 목을 눌러 질식사시키니, 그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이다.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흑백갈등과 인종갈등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급기야 트럼프는 폭도로 규정하고 주 방위군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것을 본 중국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홍콩에서 데모는 민주시위이고, 미국에서 데모는 폭력시위라고 하는 미국의 이중잣대를 비꼬아 보도한다. 중국인들에게 “봐라! 미국도 저렇게 폭력시위를 하면 무자비하게 경찰이 잡아간다”라고 말하지 않고 그냥 미국의 폭력시위 화면을 7시 전국의 통일된 뉴스에서 내보내고 있으면 된다.

중국이 운이 좋은지 비켜갈 수 있는 상황들이 고비마다 연출을 시키려고 해도 시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만 해도 자국에서 발원해 전 세계로 번져 나갔지만, 가장 입에 가시였던 미국이 10만명 이상 사망자가 나오면서 올곧게 중국만 탓할 수 없는 지경이 자연스럽게 도래해 주기도 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같이 중국은 오히려 이 난국에 1700조원을 풀면서, 통 큰 판세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의 박차로 미국을 앞서겠다는 국가 전략을 차분히 실행에 옮기고 있다. 신 SOC정책을 가일층 구체화 시키고 있다. 역병과 트럼프의 때리기가 역설적으로 산업발전에 계기가 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기술 패권국이 되겠다. AI, 5G, 빅데이터, IOT, 고속철도, 특고압설치, 신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7개 영역에서 비교우위를 확고히 해 제4차 산업혁명의 선두 국가가 될 형국이다. 중국의 패러독스가 실현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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