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

이슈논단 | 코로나 감염 100일 된 신천지

 

신천지, 확진자 후 폐쇄 100일

중대본서 전수명단 요구한 당시

출입불가에 서무도 없어 난감

방역협조하려 최선 다해 제출

 

“코로나19 감염 후 지속압박”

고발에 HWPL 법인취소까지

“종교와 평화가 탄압 받은 것”

폐쇄시 화재‧도난은 누가 책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지난달 28일로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00일 됐다. 방역을 이유로 전국 신천지교회가 폐쇄된 지도 100일 됐다.

신천지교회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 노력 덕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신천지교회 중진들도 교회 폐쇄와 자가격리 등으로 출입과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백방으로 힘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원치 않은 코로나19 감염자에게 살인죄를 운운하며 책임을 묻고 세무감사, 검찰조사에 법인 취소까지 쉼 없이 압박을 가하는 행태가 ‘정의’인지 정말 ‘방역’ 때문인지 많은 의문을 낳고 있다.

◆ “1~30번 환자와 입국자 잘 조치했어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는 지난 1월 20일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여성이었다. 1월 24일 중국의 설날인 춘절 연휴를 기점으로 꾸준히 1~2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역사회 감염은 1월 26일 3번 확진자부터 시작됐다. 3번은 우한을 다녀왔던 고양시민이다. 3번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감염된 인원은 5명이다.

그렇게 2월 16일까지 국내에서만 모두 3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31번 이전에 이미 30명이나 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신천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해외에서 유입해오거나 만들지 않았다는 객관적 증거가 된다. 그러나 31번 확진자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되자 정부와 언론은 신천지를 ‘코로나19 진원지’로 몰았다.

신천지 관계자는 “당시 31번 환자가 확진 상태를 확인받지 못한 상태에서 많은 대구교회 성도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서 “31번 성도가 코로나19를 만든 것도 아니고 중국에 갔다 온 것도 아니며, 서울 본사에 갔다 온 후 몸이 아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31번 이전 이미 1~30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면서 “이들과 입국자들을 잘 조치했다면 전염병이 더 크게 확산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31번 환자 발생 및 특이현황. ⓒ천지일보 2020.6.1
1~31번 환자 발생 및 특이현황. ⓒ천지일보 2020.6.1

◆ “코로나 방역 힘써준 정부에 진심으로 감사”

지난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인이 코로나19 31번 확진자로 판정받았다. 신천지 총회는 31번 확진 소식이 전해지자 바로 전 교회 폐쇄와 예배 금지 명령을 내렸다. 대구교회 31번 여신도 이외에는 확진자가 없던 때였고, 누구도 대규모 집단감염을 예측 못한 시점이었다. 현재도 계속 예배 재개를 주장하는 일반 교회와 비교해보면 당시 신천지가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응했는지를 알 수 있다.

31번 확진자 이후 신천지 대구교인의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수백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그러자 대통령부터 ‘신천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언급했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신천지에 대한 코로나19 조치는 범죄자를 다루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중대본은 대통령의 말이 떨어지자 바로 ‘전수명단’을 요구했다. 명분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에 협조하라는 것이었다.

신천지 입장에서 중대본의 명단요구는 ‘성도 보호 차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한다. 신천지 관계자는 “정부가 발 빠르게 신천지 전 성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한 덕에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면서 “교회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감염자들에 대한 조치를 대신 해준 정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 대구교인 명단 바로 못 준 속사정

신천지 관계자가 지난달 29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19일 중대본에서 신천지 대구교인 명단을 요구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즉시 제출이 불가능했다. 대구교회 담임도 코로나에 감염돼 있었고, 서무를 비롯한 담당자들도 모두 자가격리 상태였다. 또 본인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교회가 고소를 당할 수도 있기에 개인 의사도 확인해야 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대구교회 사정을 들은 총회 본부 총무가 문제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결국 총회에 있는 명단과 대구에 있는 명단을 다 찾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참으로 힘겹게 명단을 제출했음에도 ‘신천지에서 고의적으로 명단을 늦게 제출했다’ ‘방역을 방해했다’는 등 오해와 비난이 쏟아졌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당시 연락이 안 됐던 신도들에 관해 “핍박을 우려한 공직자 등이 정확한 정보를 교회에 제공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또 멀리 (해외에) 나가 있거나 협조하라는 교회의 당부를 듣지 못한 일부 성도의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렇게 교회도 폐쇄되고 출입도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이런저런 자료제출을 요구받고 있지만, 무슨 요구를 해도 100% 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건물에 관리자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화재가 나거나 도둑이 들면 누가 책임을 지냐”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중시하는데 출입을 막으면 방역은 누가 하냐. 방역이 진짜 목적이라면 무조건 교회 사무실 폐쇄만이 능사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규모 감염이 확인된 이후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국세청, 검찰까지 코로나19 피해자인 신천지를 압박하고 있다”면서 “원치 않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죄인가, 피해인가”라고 되물었다.

브리핑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출처: 연합뉴스)
브리핑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출처: 연합뉴스)

◆ “세계적 평화단체 ‘HWPL’ 법인취소 유감”

신천지 관계자는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빌미 삼아 서울시장은 ‘새하늘 새땅’ 선교법인 취소에 이어 ‘지구촌 전쟁종식과 평화’를 위해 설립한 평화단체(HWPL)까지 법인등록을 취소했다”면서 “전 세계가 인정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높인 평화단체를 돕지는 못할망정 정치적 이유로 법인등록을 취소하다니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천지에 행해진 일련의 조치에 관해 “종교와 평화가 탄압받은 것 아니냐”면서 “코로나19에 많이 감염된 것을 이유로 책임지라고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를 만든 것도, 다른 나라에 가서 가져오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함에도 신천지라는 종교를 끝장내고 평화단체(HWPL)마저 법인 취소되는 입장에 처해졌다”면서 “다 같은 사람이다. 내가 이런 일을 당했으면 어떠할까 하는 마음으로 상황을 듣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이태원클럽發(발) 코로나19 감염자가 동성애자들이 출입하는 클럽에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자 정부는 성소수자를 염두에 둔 방역지침을 발표했다. 이날 정세균 총리는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방역에 도움되지 않는다.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까이 오래 있으면 누구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 방역기준이 왜 신천지에만은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것일까. 많은 수가 감염되면 피해자가 아닌 죄인이 되는 것인지 혹은 기득권이 싫어하면 ‘죄인 취급’ 하는 것이 현 정부가 추구하는 ‘정의’에 부합한 것인지 관련자들이 답을 해야 할 때가 된 듯 싶다.

[핵심요약]
2월 18일 31번 확진
신천지 대구교인(31번)이 지난 2월 1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음 날부터 신천지 대구교인 중 확진자가 수백명씩 쏟아졌고,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분기점을 맞았다.

신천지 명단제공 속사정
신천지 대구교인 확진자가 쏟아지자 중대본은 대구교인 전수명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회는 폐쇄됐고 담당자까지 격리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명단을 제출했지만 방역방해 비난이 이어졌다.

코로나감염 죄인가 피해인가
신천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거나 외국에서 묻혀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살인죄 고발, 법인취소, 세무조사, 검찰조사 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감염 피해자가 많은 것이 죄인가?

[용어정리]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1984년 창립된 기독교 신교단이다. 신약 계시록이 대한민국에서 성취됐다고 강조한다.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해 전국순회 집회를 통해 “신약 계시록을 가감하면 천국에 못 들어가고 저주를 받는다”면서 “개신교는 계시록을 다 가감했으나 신천지는 예언과 성취 실상까지 통달했다. 이 사실을 확인하라”고 선포했다. 지난해 10만명 넘는 수료생을 일시에 배출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장로교가 주축인 한국교회는 ‘이단’이라 칭하며 배척한다. 이런 프레임이 일반화돼 코로나19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코로나19 희생양’이 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eavenly Culture,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 : HWPL, 대표 이만희)은 ‘지구촌 전쟁종식과 평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민간 평화단체다. 유엔 공보국(DPI) 및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 등록됐다. 최근 서울시가 법인허가를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7일 오전 방영된 SBS 일요다큐멘터리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 화면 배경에  필리핀 민다나오 MILF주둔지에 설치된 HWPL평화기념비가 나오고 있다. 기념비에 새겨진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Heavenly Culture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의 영문 이름 중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 부분이 화면에 보이고 있다.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지난 2018년 10월 7일 오전 방영된 SBS 일요다큐멘터리 ‘평화, 멀지만 가야할 길’ 화면 배경에 필리핀 민다나오 MILF주둔지에 설치된 HWPL평화기념비가 나오고 있다. 기념비에 새겨진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Heavenly Culture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의 영문 이름 중 ‘World Peace, Restoration of Light’ 부분이 화면에 보이고 있다.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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