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73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유엔 보건기구의 역할에 대한 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궁극적으로 세계 보건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73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유엔 보건기구의 역할에 대한 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궁극적으로 세계 보건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 "WHO가 향후 30일 내 실질적인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며 WHO 가입도 재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신화/뉴시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재고를 촉구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30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이 발표한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고 AFP통신과 연합뉴스 현지 특파원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WHO는 현재, 그리고 미래의 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계속 이끌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두의 참여와 지지가 필요하며, 지금은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해결책을 찾을 때”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EU가 WHO를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알리며 “다자적 노력을 통한 국제적 협력과 연대는 세계가 직면한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단 하나의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한 길”이라며 “지금 모두를 위한 주요 임무는 생명을 구하고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WHO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WHO 탈퇴는 트럼프가 탈퇴한 국제협약 중 가장 최근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WHO와의 모든 관계를 끝내고 (WHO 지원)자금을 다른 국가들로 돌려 긴급한 세계 공중보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WHO에 가장 큰 지원금을 내던 나라로, 매년 약 4억 5천만 달러 가량을 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만약 WHO가 향후 30일 내 중대한 실질적 개선을 약속하지 않을 경우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회원국 지위 유지도 재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일부 미국 보건당국자들은 WHO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꿀 수 있기를 바라며 변화 의지를 표명할 것을 촉구했지만 미 소식통들은 결국 트럼프 행정부와 WHO의 일치된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보낸 지 불과 10일 만에 미국의 회원 탈퇴 발표를 했다.

이달 초 WHO 회원국이 참여한 세계보건회의(WHA)에서 미국은 대만을 옵서버로 초청하기 위해 로비를 벌여왔으며 서방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유럽 외교관들은 미국이 여기에 소극적이었고 중국과의 싸움에서 패배했다고 전했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터져나온 항의와 시위로 미국 전역이 휘청거리고 있던 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대부분 중국에 집중됐다. 베이징의 무역 관행에 대한 오랜 불만을 되살리고, 코로나19의 책임을 중국 정부에 돌리고, 홍콩에 가혹한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규탄했다.

또한 미국이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고 홍콩의 특별 혜택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도 예고했다.

유럽연합(EU).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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