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불타고 있는 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 29일(현지시간) 불타고 있는 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살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세계 최강국 미국이 ‘국가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0만명이 넘게 사망했고, 경제는 추락했으며, 인종차별 사건에 참고 있던 시민들이 전국에서 폭력·유혈 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 따른 평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감염병 대유행, 경제 위기, 정치적 혼란에 경찰에 대한 시민 분노까지 겹친 미국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사건은 모두 전례가 있지만 이토록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벌어지는 상황은 이례적이며 이에 따른 사회 전체의 불안정이 극대화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사회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역사적 대격변기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카고대의 역사학자인 바버라 랜스비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적 불평등이 코로나19 사태와 최근 발생한 경찰 가혹행위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일에 대해 극심하게 분노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들이 있기 마련인데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라고 진단했다.

미국 라이스대의 더글러스 브링클리 역사학 교수는 “모두가 화약고 안에서 살고 있다”며 “시민들의 일상을 구성하는 가닥들이 흐트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미국 사회의 불안정에 대해 마치 베트남 전쟁을 두고 사회가 분열됐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재임 시기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의 불안을 없애야할 대통령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링클리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불안정을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사안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시위 사태를 진압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대중의 시선을 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산하 나이트 수정헌법 1조 연구소의 자밀 재퍼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악화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가 의존해온 제도들의 힘이 지난 몇 년간 상당해 약해진 것 같다”며 “사려 깊고, 침착하며, 신중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 우리에겐 정반대 리더십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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