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홍대거리의 30일 오후 모습 ⓒ천지일보 2020.5.30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직격탄을 맞은 홍대거리의 30일 오후 모습 ⓒ천지일보 2020.5.30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인원 많아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지겨워”

사회적 거리두기도 대부분 미준수

카페 방문 자제 부탁에도 북적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서울 이태원과 홍대에 청년층 방문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은 강남과 건대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토요일인 30일 저녁에 방문한 홍대와 신촌거리는 평소에 비해 한산한 편이었다. 다만 중간 중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인원들도 있었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홍대를 방문한 이모(25, 남, 홍대주변 거주)씨는 “코로나가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 되긴 하지만,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지루하다”며 “날이 너무 더워서 마스크를 쓰면 땀도 많이 차고 숨 쉬기도 힘들어서 착용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홍대를 방문한 친구 4명도 비슷한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요즘 청년들은 홍대나 이태원보다는 강남과 건국대학교로 몰린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날 홍대에 방문한 최모(23, 여, 용산구)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친구들과 자주 못만났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려고 한다”며 “아무래도 이태원 클럽이랑 홍대에서 확진자가 나오다보니 방문을 꺼려하고 있다. 대신 요즘에는 강남과 건대지역이 뜨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시민과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용인시 거주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을 시민과 외국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5.7

홍대의 음식점과 술집도 예전에 비해 방문인원이 줄어든 여파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홍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미자(가명, 40대, 여)씨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산 이전에 비해 매출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하루 빨리 이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는 “아무리 음식점 내부 소독을 잘하고 손세정제를 항상 비치해놔도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하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치료제나 백신이 빨리 나오면 참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홍대 주변의 술집은 줄을 서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좌석에 손님들이 있었다. 술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일반 음식점에 비해서는 상황이 조금은 나은 편이긴 하다”면서도 “외국인이나 청년들의 방문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8일 수도권지역의 방역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공공·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공공부문의 행사도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취소하거나 연기하도록 했다.

또 정부는 공공기관에서는 유연근무를 적극 활용해 사람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수도권의 유흥시설과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학원, PC방은 최대한 운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주말 카페나 쇼핑몰 등 밀집도가 높은 시설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이 또한 대부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정부의 권고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홍대와 신촌 주변의 카페에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촌의 한 카페를 방문한 연인은 “오늘 그런 당부를 했는지 알지도 못했다”며 “대부분 사람들이 직장생활도 지장 없이 하고 있는데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 잠시 놀러가는 사람에게만 뭐라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불평했다.

다른 방문객은 “국민들도 대부분 지쳐가고 있는데 대체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느냐”며 “솔직하게 말해서 정부가 방역을 제대로 하는지도 모르겠고 국민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 같아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30일 오전 8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참석해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30일 오전 8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참석해 문서를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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