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 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와 모든 관계를 끊겠다고 발표했다.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WHO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WHO 탈퇴는 트럼프가 탈퇴한 국제협약 중 가장 최근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WHO와의 모든 관계를 끝내고 (WHO 지원)자금을 다른 국가들로 돌려 긴급한 세계 공중보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WHO에 가장 큰 지원금을 내던 나라로, 매년 약 4억 5천만 달러 가량을 냈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만약 WHO가 향후 30일 내 중대한 실질적 개선을 약속하지 않을 경우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회원국 지위 유지도 재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일부 미국 보건당국자들은 WHO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꿀 수 있기를 바라며 변화 의지를 표명할 것을 촉구했지만 미 소식통들은 결국 트럼프 행정부와 WHO의 일치된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을 보낸 지 불과 10일 만에 미국의 회원 탈퇴 발표를 했다.

이달 초 WHO 회원국이 참여한 세계보건회의(WHA)에서 미국은 대만을 옵서버로 초청하기 위해 로비를 벌여왔으며 서방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유럽 외교관들은 미국이 여기에 소극적이었고 중국과의 싸움에서 패배했다고 전했다.

아브라함 덴마크 전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난 WHA 회의를 보면서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라며 “그 회의에서 우리의 정책 목표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없었으나 중국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게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터져나온 항의와 시위로 미국 전역이 휘청거리고 있던 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대부분 중국에 집중됐다. 베이징의 무역 관행에 대한 오랜 불만을 되살리고, 코로나19의 책임을 중국 정부에 돌리고, 홍콩에 가혹한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규탄했다. 또한 미국이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고 홍콩의 특별 혜택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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