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미네소타주(州) 흑인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등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거세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누적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사건이 코로나19로 억눌린 민심을 더욱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에서는 이틀째 성난 시위대가 백인 경찰의 잔혹성과 사망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건으로 촉발됐다.
미네소타주의 주도인 세인트폴에서는 시위대가 최루탄 통을 앞뒤로 두들기며 전경들과 대치했다. 170여개 업소가 이번 시위로 약탈 당하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시위대는 밤 내내 전경들과 대치했으며 경찰은 최루탄을 던지고, 시위대는 이를 받아 쳐냈다.
또 미네소타주 남동부에 있는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경찰서를 애워싸고 불을 질렀다. 도심 전당포에서는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테네시주의 멤피스에서는 시위자들이 몇시간 동안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다. 시위대는 최근 백인에게 살해된 흑인들을 위해 정의를 요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보였다.
시위대와 경찰과의 유혈사태는 켄터키주에 있는 루이빌, 콜로라도주 덴버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도 벌어졌다.
이 가운데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을 ‘급진좌파 시장의 리더쉽 부재’라고 비난하면서 “그가 힘을 모아 도시를 장악하든지 아니면 내가 주 방위군을 보내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든지 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대해 프레이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약함’이란 자신의 행동에 책임 지길 거부하는 것이다. ‘약함’이란 위기의 시간에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하는 것이다”라며 “트럼프는 미니애폴리스의 강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지금이 어려운 시기인가?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이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