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미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들것에 실려 나가는 모습 (출처: 뉴시스)
지난달 8일 미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들것에 실려 나가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27일(현지시간)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6.25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합친 미군 전사자보다 더 많은 숫자다.

또 1968년 A형 독감 바이러스(H3N2)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미국인 희생자와 맞먹으며, 1957∼1958년의 신형 A형 독감 바이러스(H2N2) 희생자 11만 6천명에 근접한 숫자다.

뉴욕타임스(NYT)는 “역사적으로 이번 희생 규모를 비교해보면 숨이 멎을 지경”이라면서 “지난 12주간 이 질병으로 숨진 사람이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의 미군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제1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미군의 약 2배이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초기 폭발로 사망한 사람들과 맞먹는다고 전했다.

NYT는 또 미국인으로 국한할 경우 사망자 10만명은 이라크전 사망자의 22배, 9.11 테러 사망자의 33배, 아프가니스탄 전쟁 사망자의 41배, 진주만 공습 사망자의 42배라고 보도했다. 이 같이 비교하면서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수가 어마한 숫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직 미국에서의 사망자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현 추세대로라면 1918년 스페인 독감(H1N1)으로 인한 피해(약 67만 5천명 사망) 이후 가장 사망자가 많은 공중보건 재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미국 내 의료·보건 전문가들이 실제 사망자가 10만명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어 가능성이 높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는 코로나19 환자가 15명밖에 없다며 며칠 안에 0에 가깝게 내려갈 것이라고 말해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NYT는 “미국의 대통령 연대기에서 이보다 더 재앙적으로 틀린 예측은 회고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50개 주가 모두 봉쇄령을 완화하고 부분적·전면적 재가동에 나서면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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