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허용하는 한 어디서든 작전 계속”
미국 공군 새 전략 ‘역동적 병력 활용’ 일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 국방부가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동해상으로 전개한 데 대해 “미국의 군사력을 세계 최강으로 계속 유지하기 위한 훈련 차원”이라고 밝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B-1B 전략폭격기가 동해상을 비행한 목적에 대한 RFA의 질문에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세계 어느 곳에서든, 언제든지 훈련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이스트번 대변인은 “훈련은 몇달 전에 예정돼 지역 내 동맹 및 동반자 국가들과 연합으로 자주 이뤄진다”면서 “이번 전개와 같은 훈련은 세계 최강의 미국 군사력을 계속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대의 B-1B 전략 폭격기가 남중국해와 동해상에서 전개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B-1B 폭격기는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폭격기로 꼽히는데 한국에서는 이른바 ‘죽음의 백조’로 불린다. B-52의 폭탄 탑재량은 30톤, B-2는 18톤인데 B-1B는 이보다 많은 50여 톤의 폭탄을 적재할 수 있다.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미국 전·현직 관리들은 미 공군의 새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미 공군 수석부참모장을 지낸 데이비드 뎁튤라(David Deptula) 예비역 중장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는 미 공군의 새 전략인 ‘역동적 병력 활용(dynamic force employment)’의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역동적 병력 활용은 미 폭격기들이 항상 전진 배치되지 않고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잠재적인 적들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인데, 뎁튤라 예비역 중장은 “이러한 작전은 미 폭격기들의 비행거리와 폭탄 탑재량이 매우 커서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의 티모시 레이 사령관은 지난달 29일에 괌에 배치됐던 B-52전략 폭격기를 미국 본토로 재배치한 것도 역동적 병력 활용의 일환이라고 말했고, B-1B 전략폭격기가 미국 본토 사우스 다코다 주에서 이륙해 남중국해까지 전개한 것을 그 사례로 들기도 했다.
제임스 밀러 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RFA에 B-1B 전략폭격기는 과거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감축협정에 따라 당초 핵무기 탑재 폭격기에서 재래식 무기 탑재용으로 전환됐다고 전했다. B-1B 전략폭격기는 핵무기를 탑재하진 않지만 정밀타격 무기와 대량의 재래식 폭탄을 탑재하고 있어 잠재적 적들의 공격을 억지할 수 있다는 게 밀러 전 차관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 공군이 B-1B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시킨 것은 북한 측에 미국이 핵공격을 할 의사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