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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택 미술관 도슨트/성경명화 해설가/인문학강사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카라바조, 1610, 125*101cm, 이태리 보르게세 미술관

 

미켈란젤로하면 천지 창조의 화가 미켈란젤로를 떠올리지만 바로크미술의 거장 카라바조의 이름도 동일한 미켈란젤로이다. 천재 미술가이고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으면서도 기괴한 삶을 살았던 카라바조는 감옥에 7번 갔었고 15번 고소를 당하였으며 술과 도박 그리고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뒷골목에나 어울릴만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당대에 주류 사회로부터 매우 인기가 있었다. 예술가들은 정말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판돈문제로 감정이 거세져 결투를 신청해 상대방을 죽이고 난 후 참회하는 심정으로 그린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①승리자 다윗은 아직 어린 모습으로 승리의 감정 없이 애처롭게 골리앗을 쳐다보는 것 같고, ②목이 베인 골리앗은 아직 눈을 뜬 채 뭔가를 뉘우치고 있는 듯하다. 카라바조는 자신의 얼굴을 목 베인 골리앗으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있는 듯하다. ③다윗의 칼에는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대신, 라틴어 H-AS OS라는 약자를 넣었는데, ‘Humilitas Occidit Superbiam’ 즉 번역하면 ‘겸손은 교만을 이긴다’로 자신의 교만함을 용서해 달라는 뉘앙스이다. 이 그림을 가지고 교황에게 가서 선처를 받으려고 하였지만 가는 중에 카라바조는 사망하고 만다. 골리앗의 키는 3m정도 되고 그의 창날의 무게만 7㎏정도며 갑옷의 무게만도 57㎏였다고 기록돼있다.

다윗은 그러면 이렇게 큰 골리앗을 어떻게 이길 수 있었을까? 다윗은 전쟁에 나갈 수 있는 나이가 안 되었고 형들 3명만 참여한 걸로 보아 넷째부터 다윗까지는 다 20대 이하였다. 골리앗은 이스라엘 대표가 나와서 자기와 1대1로 싸워 진 자는 이긴 자에게 복종하게 하자고 하였다. 누구든지 이스라엘 대표로 나간다는 것은 혼자만 죽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의 운명이 달린 한 판이었다. 아무도 나가 싸우려 하지 않을 때 다윗은 자기가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자청하였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먼저 사울을 설득해야했다. 자신이 양떼를 지키면서 곰이나 사자를 때려잡았고 골리앗은 그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면서 사울로 하여금 믿게 했다. 그리고 곰과 사자의 발톱에서 건져낸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준 것이라고 하며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그 믿음위에 자기가 골리앗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골리앗은 갑옷도 입지 않고 칼 대신 막대기를 들고 오는 다윗을 업신여겼다. 즉 방심했다. 다윗은 매끄러운 돌 다섯 개를 준비하여 골리앗에게 던졌고 이마에 그 돌이 박혀서 죽게 되었다. 프로야구 투수가 공을 던지면 시속 약 150㎞정도 나오는데 물매는 1m정도 되는 줄로 끝에 돌을 달아 돌리면서 달려가며 던지면 최대 시속 260㎞까지 나온다. 이렇게 곰과 사자를 죽였던 다윗은 그보다 빠르지 않고 방심한 골리앗을 돌 하나로 명중시켜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짐승들을 잡았던 많은 경험과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 이길 수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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