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응급상황 포스터(출처: tvN)
11회 응급상황 포스터(출처: tvN)

오는 28일 12회로 마무리

이우정X신원호 콤비의 힘

시청자, 시즌 2 요구 커져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숱한 화제를 몰고 왔던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이 12주 대장정의 마무리를 코앞에 두고 있다. 과연 슬기롭게 끝날 수 있을 것인지 마지막 1회를 앞두고 그간의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 명불허전 이우정 작가X신원호 PD

이번에도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의 15년 우정은 빛이 났다. KBS ‘해피선데이’부터 함께한 이 둘의 우정은 예능으로 만났지만 아이러니하게 드라마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이들은 2012년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응답하라 1994와 1988까지 연달아 대박을 터뜨리면서 국내 ‘레트로’ 열풍을 몰고 왔다. 특히 이 둘의 손에서 탄생한 충무로 대세들은 지금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 ‘신원호 사단’이라 불린 이들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들고 나타났다. 소위 ‘감빵’이라고 불리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기에 범죄자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기도 했지만 이들의 강점인 ‘디테일’과 ‘스토리’를 통해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슬의생 방영 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신 PD는 이 작가에 대해 “농담처럼 의학전문대학원에 보낼까 싶을 정도로 작가들이 고생했다”며 “특히 모르는 분야다 보니 이우정 작가가 고생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미있으면서도 따뜻하게 글을 쓰는 작가를 만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며 “이우정 작가와의 인연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 병원 이야기? No, 사람 사는 이야기? Yes

신 PD는 슬의생을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다. 다른 의학드라마와는 다르다고. 신 PD와 이 작가의 가장 큰 강점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스토리’와 매우 세심한 ‘디테일’이다. 보통의 드라마는 주연과 그들을 보조하는 조연의 이야기를 담는다면 이들은 주·조연을 막론하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마다 사연과 개성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의 드라마에서는 주연부터 단역까지 모두 관심을 받는다.

신 PD는 “일상처럼 남아있는 드라마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의학’에 집중하기 보다는 ‘일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뚜껑을 여니 역시였다. 극의 중심은 주인공 5인방(99즈)를 통해 돌아가지만 딸에게 간 이식을 해주고 싶어 살을 빼고 온 아버지, 아픈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 센 척을 하지만 실상은 여리디 여렸던 어린 부모 등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있는 일들을 한 회 한 회 잘 풀어냈다.

지난 21일에 나왔던 아픈 남편에게 간 이식을 강요받는 며느리의 모습 역시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며 공감을 받았다. 이처럼 신 PD의 ‘사람 사는 이야기’는 드라마의 판타지 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내면서 배경을 병원으로 할 뿐 일상을 주제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 마지막 1회 그리고 시즌2

지난 3월 12부터 시작된 슬의생은 오는 28일에 방송되는 12회를 마지막 방송으로 한다. 현재 시청자들은 99즈의 러브라인과 시즌2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슬의생은 여타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주 1회 목요일에만 만날 수 있는 드라마다. 1회 9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지만 주 1회만 만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변화된 제작 환경과 안전한 방송을 위해 주 1회라는 과감한 모험을 신 PD는 시도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주어진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 뇌가 만들어내는 것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여러 제작환경을 고려해보면 ‘주 2회 드라마가 계속해서 제작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가 잘 돼서 새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와 함께 “시즌 2, 3까지 하고 싶다”는 신 PD의 발언으로 시청자들은 회가 거듭될수록 시즌 2를 거세게 요청하고 있다. 사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율제병원’을 장소 협찬이 아닌 세트로 모두 지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제작비가 투입이 됐기에 시즌제는 기대해볼만 하다. 응답하라 1988에 비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시청률도 5회 이후 꾸준히 두자리 수를 기록 중이며 화제성 또한 잡았기에 제법 근거 있는 희망이 되고 있다.

시청자들이 시즌제를 한 목소리로 원하는 것은 아직 풀어야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주인공 99즈의 러브라인은 알 듯 모를 듯 시청자들과 밀당 중이다. 채송화(전미도)·이익준(조정석)·안치홍(김준한)의 삼각관계와 김준완(정경호)·이익순(곽선영)의 롱디 커플, 안정원(유연석)·장겨울(신현빈)의 윈터가든 커플 등 남아있는 이야기가 많다.

슬의생은 주인공 99즈뿐만이 아니라 조연으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사랑 받고 있는 드라마다. 그런 만큼 마지막 1회에서도 납득이 가능한 마무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조심스러우면서도 기대가 된다.

10회 옥상 포스터(출처: tvN)
10회 옥상 포스터(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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