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이면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지 100일이 된다. 더불어 신천지 교회가 문을 닫은지도 100일이다. 역병에 감염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코로나19와 같이 독하고 질긴 역병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감염자는 모두 피해자다. 

진원지인 중국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다르다. 현재까지 여러 가지 설이 돌지만 중국 우한 연구소의 실수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초기에 중국 정부가 사실을 알고도 감추기에 급급해 사태를 키웠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전 세계 코로나19의 진원지이자 가해자다.  

100일 전 31번 확진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 대규모 감염이 확인되면서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전환점을 맞았다. 대통령부터 나서 ‘신천지 특별조사’를 언급했다. 대통령이 부정적 사건과 관련해 특정종교를 언급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 이후 서울시장의 살인죄 고발, 이재명 경기지사의 명단 압수 등에 이어 검찰의 포렌식 조사에서 명단이 일치한다는 발표 이후에도 꾸준히 방역 방해 이유를 들어 세무조사와 검찰 압수수색까지 신천지에 대한 압박은 이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분명 정부나 검찰이나 여론은 신천지를 코로나19의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로 단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이태원발 코로나19 감염자가 동성애자들이 출입하는 클럽에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자 정세균 총리는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방역에 도움 되지 않는다.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하여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까이 오래 있으면 누구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신천지교인들 감염 때와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로 신천지 피해자가 최소화된 것만은 사실이다. 방역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더 큰 피해를 막았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국격이 올라간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전염병 피해자인 국민을 희생양 삼아 분노의 화살을 맞게 하고 상처를 입힌 것도 사실이다. 왜 같은 코로나19 피해자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압박하는지 정부와 관련 지자체장과 언론이 답해야 할 때가 머지않은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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