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마스크 실종
연휴에 해변·공원 등 인파 몰려
“위반자 너무 많아 단속 불가능”
일부 州에선 신규환자 최고치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를 맞아 방문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2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연휴를 맞아 방문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맞아 해변·공원 등으로 몰려나온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서 보건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0만명에 달하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을 겨냥해 ‘2번째 정점’을 경고했다.

25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플로리다·메릴랜드·조지아·버지니아·인디애나주 등지의 해변은 주말 새 많은 인파로 붐볐다. 해변뿐 아니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앨터머호의 자동차 경주장 에이스 스피드웨이에는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이곳을 찾은 베키 우슬리는 “집에 갇혀 있는 것에 지쳤다. 바이러스는 조금도 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는 사람들이 주요 길목을 가득 메웠다고 CNN은 전했다. 데이토나 비치 시장 데릭 헨리는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았고 많은 면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지 않았다”며 “경찰관 1명당 300∼500명의 사람이 있으면 명령을 집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몽고메리 시장 스티븐 리드는 조기 봉쇄 완화가 사람들에게 안전하다는 잘못된 느낌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몽고메리가 속한 앨라배마주는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리드 시장은 “어떤 사람들은 이게 다 끝났다고 생각하며 정상적인 생활 방식으로 돌아가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다”며 “그들은 기꺼이 위험을 떠안으려 하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가하는 위험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은 공원에서 피크닉 탁자를 치우고 야외 취사를 금지했다. 그러나 데이토나 비치의 헨리 시장은 마스크 착용의 경우 위반자가 너무 많아 단속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 가운데 일부 주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집계를 근거로 지난 1주일 새 메릴랜드·버지니아·앨라배마·메인·네바다·유타·위스콘신·노스다코타·아칸소·미네소타·뉴햄프셔주 등 11개 주에서 신규 환자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다만 이런 환자 증가가 코로나19 검사의 확대 때문인지 2차 유행 때문인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전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데비 벅스 조정관도 메릴랜드·버지니아·일리노이주 일부 지역에서 많은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수도 워싱턴DC에서는 23일과 24일 신규 환자가 급증하며 11일간의 감소세가 중단됐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기준(한국시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99만 805명에 달한다. 확진자 수는 170만 6226명으로, 미국은 사망자와 확진자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WHO는 코로나19 환자가 줄어들고 있는 나라들이 봉쇄 조치 등을 너무 빨리 해제하면 코로나19 유행이 두 번째 정점에 다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질병이 언제든 확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발병이 잦아든다고 해서 수 개월간 계속 그러리라고 가정할 순 없다. 제2의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북미 국가들을 겨냥해 “코로나19가 하향 궤도로 계속 나아가고 즉각적인 제2의 정점을 만나지 않게 하기 위한 공중보건 및 사회적·감시·시험 조치 등 종합적 전략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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