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길거리 노점에서 핫도그를 사먹는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출처: 트위터)
23일(현지시간) 길거리 노점에서 핫도그를 사먹는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출처: 트위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기행 논란

과거 “사람은 어차피 죽는다” 막말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극우 성향과 잦은 막말로 이른바 ‘열대의 트럼프’로 불리는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태연하게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사먹는 등의 기행을 이어나가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브라질은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만 70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심각하다. 브라질 내 총 확진자는 34만 7000여명으로 러시아(33만 5000여명)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다.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시민들을 만나고 싶다”며 경호원과 함께 길거리로 나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백명의 사람들의 “살인자” “학살자” 등과 같은 야유와 비난 속에서도 태연하게 길거리 핫도그 노점 앞에 서서 “핫도그 살 수 있냐, 먹고 갈 수도 있냐”고 물었다.

이내 그는 핫도그와 콜라를 받아들고서 길에서서 이를 먹고 마시면서 지지자 몇 명에게 둘러싸여 셀카를 찍기도 했다. 마스크는 턱까지 내리고 있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보다 앞서 오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선 “코로나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축구에 대한 질문만 해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의 축구 사랑(?)은 대단하다. 브라질의 축구 리그 대부분은 현재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3월부터 중단됐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를 강제로 열겠다고 한 바 있다. “축구 선수들은 신체 상태가 좋기 때문에 코로나로 사망할 가능성이 낮다”는 논리였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과거 한 기자회견에선 코로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향해 “지나가는 감기일 뿐”이라고 하는가 하면, 사망자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사람은 어차피 다 죽는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최근 브라질을 포함한 중남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중남미가 코로나19의 새 진앙지로 떠올랐다고도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열악한 의료 체계를 비롯해 높은 빈곤층 비율, 정부의 만연한 부패 등의 원인으로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을 억제하는 게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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