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한국의 주요 언론들이 모두 꿀 먹은 벙어리처럼 4.15 부정선거의혹에 대한 보도를 안 하고 있다. 검찰이 통합당 민경욱 의원의 고발사건을 수사 부서에 처음으로 배당했다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한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단체나 국민들의 주장이 일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지. 검찰이 수사착수 했다는 평면 보도도 일부 언론만 다뤘다.

요즈음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유튜버들은 연일 새로운 증거라며 많은 화면 자료를 쏟아낸다.

미국의 저명한 통계학자도 한국의 4.15총선거의 부정의혹을 제기했다. 사전선거 개표결과 전에서 일률적으로 똑같은 비율로 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신(神)만이 할 수 있는 통계’라고 정의한다. 조작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는 주장이다.

180석이라는 전대미문의 압승으로 ‘무섭다고’까지 하며 표정을 관리해온 집권여당도 침묵을 지키기는 마찬가지다. 하루 수 백만명이 접속하는 유튜버들이 연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여당 선거책임자들에게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아도 꿀 먹은 벙어리들이 되고 있다.

재미난 것은 이들을 대신해 야당 인사들이 총대를 메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이 ‘자유당시대냐’하면서 선거 관리 전자시스템을 믿어야 한다고 거품을 물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양상이다. 야당 안에서 이처럼 물고 뜯는 형국이니 다음 ‘대선은 물 건너갔다’는 개탄이 쏟아져 나온다. 보수층에서는 미래 통합당을 지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향후 대선 지도자가 없는 야당은 보수층 지지마저 잃을 것 같은 분위기다.

과천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정문 앞에는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피켓을 들고 나와 의혹 규명을 외치고 있다. 자식들에게는 올바른 대한민국을 보여주겠다고 나온 30대 중반의 엄마들도 있다.

며칠 전 구리시 선거관리 위원회에서는 진상규명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도 있었다. 일부 유튜버가 부상을 당해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다. 시위대는 4.15총선 투·개표에 쓰여 졌던 개표기 등 컴퓨터가 없어질 것을 염려해 철야로 선거관리 위원회의 문을 지킨다고 한다.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선거관리 위원회는 보다 당당해야 하지 않을까.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단체나 소송 당사자들에게 투·개표 전자시스템을 공개하면 된다. 경찰을 출동시켜 시위대의 진입을 막고 싸울 이유가 어디 있는가.

선관위가 투개표 컴퓨터를 숨기려고 하거나 공권력을 발동해 시위대를 봉쇄하는 일이 계속 되면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선거는 신성한 주권 행사이며 대의 민주주의 꽃이다. 선량을 뽑아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책임지게 하는 정치제도다. 그러나 부정선거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송두리째 말살하는 쿠데타적 발상이다. 이런 논란을 키운 저면에는 대통령 측근을 선거관리 위원회 책임자로 임명한 데도 원인이 있다. 여당 원로 인사 가운데서도 이를 지적하고 있다.

현 집권 세력이 선거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여당 스스로가 앞에 나서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해소한다면 국민들의 이해와 결속력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대외적인 한국의 신인도나 평가도 달라질 게 아닌가.

지금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경제 불황, 기업들의 해고 쓰나미 등 총체적 난국상황이다. 대만문제로 인한 미, 중의 불편한 관계도 우리에게는 악재다.

힘겹게 생존하고 있는 2020년 5월 대한민국, 혼란과 불행을 다시 경험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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