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한인 인구는 현재 약 3만 명에 가깝다. 그 중엔 단순히 어학공부를 위해 이곳으로 찾아오는 상당한 수의 한국인 유학생들도 있는데, 얼마 전 한 미국인 친구에게서 일부 한국인 유학생들의 좋지 못한 행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한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유학생을 포함한 우리 한국인들의 이미지와 관련된 것이란 생각에 몇 자 적어본다.

지난 2월 한 일간지에 실린 홍콩 특파원의 칼럼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는데, 기사내용인즉슨 필리핀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국인의 저질적 성문화에 대한 비판과 염려였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10-20대 남학생들이 필리핀에 가서 영어를 배운답시고 유흥업소나 종업원등 필리핀 여성들과 사귀고 동거하면서 아이를 임신시키고는 무책임하게 떠나버렸다. 그렇게 버려진 아이들만 현재 1만 명은 족히 넘으며, 이 같은 미혼녀와 아버지 없는 자식들을 보며 필리핀 국민들의 한국인에 대한 반한 감정은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필리핀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베트남 현지에서도 일부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서 그 지역의 원주민들의 한국인들에 대한 증오심과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고, 일부 한국인들의 올바르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국가적인 망신과 함께 국가 이미지 훼손을 하는 이들이 있어 어떤 이들이 보기엔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닌데 무슨 야단법석이냐 하겠지만, 아무 일이 아닌 게 아닌, 세계인들이 한국인을 그렇게 기억하고 적으로 만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인 만큼 이것이 큰 문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필자가 미국인 친구에게서 들은 미국의 한국 유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비도덕성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학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 와서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와 새롭고 신기한 문화에 못된 행동을 하는 일부 학생들의 이야기로 알아들었지만, 결국 이들로 인해 한국인들의 이미지가 그들에게 그렇게 고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

부모님이 허리띠를 졸라 매며 자식걱정에 영어 한자 더 배우게 하려고 미국으로, 필리핀으로 보내도 학생들은 그런 어글리 코리안 어른들이 하는 못된 짓을 그대로 따라 한다.

부모님의 그 귀한 돈으로 공부가 아닌 술과 파티, 쇼핑 등의 흥미꺼리를 충족하기 위해 흥청망청 쓰고 다니며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연애를 하고 돌아다니는 등 외국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까지 건너와 영어를 빨리 배우고자 고생하는 학생들의 다급한 마음이야 이해는 충분히 한다. 영어를 배워야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아예 국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으니, 어찌 부모고 학생이고 마음이 다급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저 언어를 빨리 습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인 어학 선생과 연애를 하고, 신분이 정확하지 않은 미국인들과 아무데서 만나서 마구 어울리며 연애를 서슴지 않고 다니면서, 한국인임을 증명이나 하듯이 명품, 명품하며 쇼핑을 하러 다니는 것은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보고 듣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바보 같은 행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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