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가 열리는 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0.5.22
제40주년 5.18 특별전전시회가 열리는 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0.5.22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 내용과 너무 달라”

“그때 너무 몰랐다. 분하고 화가 나는 이유”

당시 참상 생생, 진정한 민주화 의미 되새겨

제40주년 5.18 특별전, 오는 10월까지 열려

[천지일보=이성애 기자] 제40주년 5.18 특별전이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시민의 민주화운동이 40년 긴 시간이 흘렀기에 이번 특별전은 의미가 남다르다. 일주일 동안 봉쇄된 한 도시와 그 도시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에게 5.18민주화운동 혹은 광주 민중항쟁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40년 전 참사 당시 모습을 알리기 위해 그동안 광주를 떠난 적이 없었던 시민들이 남긴 일기, 기자들의 취재수첩, 성명서, 생생한 증언 등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40년, 정부는 학생들의 순수한 데모를 불순분자와 고정간첩들의 책동으로 몰았다. 광주시내에 투입된 계엄군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흥분한 군중들은 발이 시리고 사지가 떨린 시간을 보내야했다.

지난 17일 특별전이 열리는 역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2
지난 17일 역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40주년 맞은 5.18’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2
전시관 안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주인 없는 신발이 어지럽게 흩어져있는 그 날의 모습이 TV모니터를 통해 비쳤다.

5.18 40주년 행사가 TV에 방송되면서 외국인과 어르신, 어린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전시관을 찾았다. 관람객들은 학교에서 배운 교과서의 내용과 너무 다르다며 놀라워했다. 7080 최루탄 세대 어르신들은 “너무 몰랐다” “분하다” 등의 표현들을 쏟아냈다.

모니터를 통해 “이때 많은 사람이 피살됐다”라며 편지를 읽다 목이 메여 끝내 눈물을 흘리는 증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관람객은 희생된 자녀의 졸업장을 대신 받으며 오열하는 어머니의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TV 속 증언자들의 당시 모습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숨어서 쓴 일기장들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전시 때나 이용돼야 하는 공수부대가 국내 사태에 투입돼 마구 닥치는 대로 죽이고 패고 하니 이 이상 더 악마는 없을 것 같다” “왜 학생들은 가두시위 경찰과 군에게 돌을 던져야만 했는가” 등 일기장에는 시민들의 공포와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

이애경(65, 여)씨는 전시된 군인의 진압봉을 보면서 “와서 당시의 상황을 보니 분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최루탄 가스를 한없이 마셨던 40년 전의 기억이 생생하다”며 계엄령 당시를 설명했다.

40년 전 전일빌딩 옥상에 계엄군이 배치됐고, 도청 스피커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시민을 향해 무차별 집중 사격하는 당시의 상황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흘러나왔다.

신발이 어지럽게 늘려져 있는 당시의 화면. ⓒ천지일보 2020.5.22
주인없는 신발이 어지럽게 늘려져 있는 당시의 모습. ⓒ천지일보 2020.5.22

지난 17일 박물관을 찾은 박중기(가명, 37, 남)씨는 “대학교 때 수업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전시관을 찾아와보니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한 사람의 독재가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 참 무섭다”고 말했다. 또 “당시 기자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이런 사진과 글을 남겨 40년 전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가 정립되기까지 많은 사람이 보고 배워 느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7200여명에 이르는 많은 사상자를 낸 5.18민주화운동은 비극적으로 종결됐다. 집단학살 의혹과 행방불명자 84명을 포함해 5.18 실종자는 242명. 아직까지 한 사람도 찾지 못했다.

5.18은 한마디로 불의에 대한 저항이었다. 왜 총을 쐈는지 누가 지시했는지 등의 규명은 진상규명의 핵심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40주년 기념사에서 “정부도 5.18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 하겠다”며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역사를 바로 기록하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에 위배 되지 않은 범위내에서 5.18 역사왜곡 처벌법은 연내 처리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그날의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을 다시 법정에 세워서 그들로부터 진정한 사죄를 받는 것만이 그날의 상처를 아물게 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천지일보 2020.5.22
"우리는 보았다" ⓒ천지일보 20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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