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정상화를위한비대위 서기 김정환 목사(가운데)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전광훈 목사 측 한기총 직원들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현장을 떠나 입구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출처:연합뉴스)
한기총정상화를위한비대위 서기 김정환 목사(가운데)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전광훈 목사 측 한기총 직원들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현장을 떠나 입구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출처:연합뉴스)

전광훈 대표회장 직무정지에

한기총 비대위, 환영 뜻 밝혀

“정치 행보에 한기총도 책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지도부가 위기에 몰린 듯하다. 한기총 전 대변인 이은재 목사가 교계 언론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데 이어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직무가 정지된 것이다.

한기총은 현재 전 목사를 지지하는 쪽과 전 목사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 그간 전 목사를 반대해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측은 법원이 전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을 환영하며 앞으로 기관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한 비대위’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4층 한기총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은 전 목사 측 한기총 직원들이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현장을 떠났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사무실 앞에서 진행됐다.

비대위원장 엄기호 목사는 “한기총은(과거)정부가(개신교와)대화를 하는 채널로 밀접하게 일을 해 왔다”면서 “그런데 요즘에 와서 한기총이 잘못된 방향, 정치적인 방향으로 흘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회는 사회의 빛이 되고 덕을 끼치는(존재가)돼야 하는 데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주고 사회에 물의를 빚은 단체로 전락했다”면서 “교회는 정치적 비판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기총 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그동안 수년 동안 한기총이 독단적인 운영과 패거리 정치, 보복성 징계, 제명 등 폐쇄적인 운영으로 제 기능과 역할을 못한 것은 물론 정치적으로 철저하게 이용돼 그 위상과 명예가 추락했다”면서 “한기총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법인 연합기관으로 분명히 정관에 의한 운영규정과 절차가 있다. 더 이상 운영규정과 절차를 무시하는 위법과 불법은 물론 독단적인 운영이 용납되선 안된다”고 했다.

아울러 “전광훈 씨의 망동의 원인은 지금껏 구태와 불법으로 찌들었던 한기총에도 잘못이 있음을 깊이 뉘우친다”면서 “금번 한기총 사태를 계기로 한기총이 다시 거듭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뒤 구치소를 나서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뒤 구치소를 나서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0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재판장 한경환)은 한기총 비대위가 전 목사를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 총회를 소집하며 일부 대의원들에게 총회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고, 비대위쪽의 총회 입장도 봉쇄돼 의결권과 서거권을 침해당했다는 비대위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그 효력을 무효로 돌릴 정도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전 목사의 최측근으로서 한기총 대변인을 수행했던 이 목사는 CBS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CBS는 이 목사가 자신의 이름을 딴 ‘이은재 TV JCB 애국방송’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CBS는 공산주의 정부로부터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반기독교 언론”이라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CBS는 “이 목사의 주장은 선교 기관인 CBS의 구성원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면서 “특히 반복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CBS의 명예를 크게 훼손한 것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CBS는 이 목사에게 세 차례 내용증명을 보내 동영상 삭제와 공식 사과를 요청했으나, 반송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CBS는 형사고소에 이어 민사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CBS가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이 목사는 해당 동영상 모두를 삭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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