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폭력 위험 증가’ 응답자 절반 “처벌 약해서”
‘한국, 성폭력 위험 증가’ 응답자 절반 “처벌 약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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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성폭력 피해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가부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성인 10명 중 1명, 성폭력피해

성폭행 가해자 1위, ‘아는 사람’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지난해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 성폭력 방지를 위해 시급한 정책으로 ‘가해자 처벌 강화’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지난해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성폭력방지법’에 따라 2007년부터 3년 마다 실시하는 국가 승인통계로 성폭력 피해 및 대응 실태, 법·제도에 대한 인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대상을 7200명(2016년)에서 1만명으로 확대했다.

응답자들은 성폭력 방지를 위한 중요한 정책으로 가해자 처벌 강화를 1순위로 꼽았으며, 이어 신속한 수사와 가해자 검거, 안전한 환경 조성, 가해자 교정치료를 통한 재범 방지 강화, 불법 촬영 및 유포에 한정돼 있는 처벌 대상 범위의 확대 순으로 꼽았다.

성폭력 발생 위험 정도는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추가한 항목으로, ‘지난 1년 전 대비 성폭력 발생 위험 정도’를 7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위험 정도는 4.7점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발생 위험에 대해 1년 전보다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그 이유로 ‘미투 운동 등 사회전반의 경각심, 성의식 변화(41.1%)’,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32.5%)’를 꼽았다.

반면 성폭력 발생 위험 정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절반 이상이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해서(56.5%)’ 라고 응답했다.

성폭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요구되는 정책. (출처: 여성가족부 제공)
성폭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요구되는 정책. (출처: 여성가족부 제공)

평생 동안 한 번이라도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경우 정신적 고통을 경험했는지 조사 결과, 여성은 24.4%, 남성은 7.1%가 고통을 받았다고 답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신적 고통 경험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경험과 정신적 고통과의 관계를 ‘성폭력 피해유형별’로 살펴본 결과(여성 응답자 기준), 강간이 86.8%, 강간미수 71.5%, 불법촬영 60.6%, 폭행과 협박을 수반한 성추행 58.1%, 성희롱 47.0% 등의 순으로 정신적 고통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성폭력 피해 이후 일상생활의 변화가 있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여성은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됐다(34.4%)’, ‘가해자와 동일한 성별에 대한 혐오감이 생겼다(28.3%)’, ‘누군가가 나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안전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27.3%)’ 등에서 높은 응답(복수응답)을 보였다. 

주변사람들로부터는 ‘피해사실을 주변사람에게 알려봐야 너에게 도움되지 않는다(6.3%)’,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6.2%)’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한 번이라도 성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는지 비율을 분석한 결과, 신체접촉을 동반한 성폭력 피해율은 9.6%(2016년 11.0%)로 나타났으며, 신체적 성폭력 중 성추행(폭행·협박 미수반) 9.3%(2016년 10.7%), 강간 0.1%(2016년 0.1%)로 분석됐다.

성폭력 첫 피해 연령은 모든 유형에서 19세 이상 35세 미만의 비율이 가장 높고, 성희롱, 성추행(폭행·협박 수반), 강간은 ‘아는 사람(친인척 제외)’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많으며, 불법촬영과 유포는 ‘모르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주된 발생장소는 ‘인구 밀집 상업지(폭행·협박 수반 성추행)’, ‘집(강간)’, ‘야외·거리·대중교통 시설 등(불법촬영)’ 성폭력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였다.

불법촬영. (출처: 여성가족부 제공)
불법촬영. (출처: 여성가족부 제공)

불법촬영에 대한 첫 피해 연령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4.6%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19세 미만에 피해를 입은 비율은 13.4%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7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발생장소는 야외, 거리, 등산로, 산책로, 대중교통 시설 등(65.0%), 인구 밀집 상업지(24.2%), 주택가나 그 인접한 도로(7.5%) 순으로 조사됐다.

불법촬영 유포에 대한 첫 피해 연령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69.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19세 미만도 21.8%로 분석됐다.

피해 유형은 불법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한 것이 49.0%로 가장 높았고, 불법촬영물의 유포 협박이 45.6%로 두 번째로 높았다.

유포 경로는 카카오톡 등 즉각 쪽지창(인스턴트메신저 55.2%)이 가장 높았고, 트위터·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38.5%), 블로그(33.1%) 순으로 나타났다.

성추행(폭행/협박 수반)과 강간 첫 피해 연령은 19세 이상 35세 미만으로, 첫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각각 68.4%, 59.0%로 가장 높았고, 19세 미만도 각 22.8%, 28.3%로 나타났다.

성추행, 강간 피해 횟수는 1회 피해가 각각 50.2%, 58.9%로 가장 높고, 강간의 경우에는 3회 이상인 경우도 20.0%에 달했다.

가해자는 ‘친인척 이외의 아는 사람’이 성추행(폭행/협박 수반) 81.8%, 강간 80.9%로 대다수인 반면, ‘폭행·협박이 없는 성추행’은 ‘모르는 사람’ (81.1%)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발생장소는 성추행(폭행/협박 수반)은 인구 밀집 상업지가 46.7%, 강간은 집에서 피해가 발생한 비율이 45.2%로 가장 높았다.

성폭력 피해당시 대응 방법을 조사한 결과(여성 응답자 복수응답), ‘자리를 옮기거나 뛰어서 도망침(64.1%)’이 가장 높았고, 피해 당시 대응하지 못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해서(44.0%)’, ‘당시에는 성폭력인지 몰라서(23.9%)’로 나타났다.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은 경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는 남녀 응답자 모두 ‘피해가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에(여성 32.4%, 남성 44.7%)’, ‘신고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여성29.5%, 남성 29.0%)’ 순으로 응답했다.

성폭력 관련법 제도의 내용에 대한 인지도. (출처: 여성가족부)
성폭력 관련법 제도의 내용에 대한 인지도. (출처: 여성가족부)

2016년 조사결과에 비해 성폭력 관련법과 제도의 내용에 대한 인지도는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에 대해 가장 많이 알게 된 경로는 TV(63.5%),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26.4%), 성폭력 예방교육(4.5%)순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선 ‘불법촬영’과 ‘유포’를 분리해 조사한 결과, 불법촬영 피해율은 0.5%, 유포 피해율은 0.2%로 나타났다.

불법촬영 피해를 입은 여성 응답자 중 60.6%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이는 폭행·협박을 동반한 성추행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 경험(58.1%)보다 높은 수치이다.

‘촬영 당시에는 동의를 받고 촬영했더라도 당사자 동의 없이 유포하면 처벌된다는 것을 안다’는 응답은 90.3%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시작된 여가부의 불법촬영 영상물 삭제 지원 서비스는 알고 있다는 응답률(여성 31.6%, 남성 29.0%)이 낮아 이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최근 정보통신 기술 발달과 함께 악질적 범죄수법의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며 가해자 처벌 등 관련 법·제도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성폭력 근절에 대한 엄중한 책임감을 갖고, 피해자적 관점에서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등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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