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지대 간호대생 나이팅게일 선서식 (출처: 연합뉴스)

간호전문대생, 일반대와 면허같은데 ‘학위’ 때문에 차별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전문대학 간호과도 4년제 대학처럼 교육과정을 밟아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전문 간호대 교수들도 간호대 4년 교육과정 도입에 환영의사의 뜻을 밝혔다.

지난 9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문대학 중 간호과에 한해 졸업 후 전공심화과정을 1년 더 이수하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및 동법 시행 일부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또 교육과학기술위원회도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을 4년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의원 발의안을 지난 11일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고 다음 임시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해 논의한다는 계획이어서 ‘3·4년제 일원화 논의’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원화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전문대 간호학과 교수도 반가운 기색을 내비쳤다.

군산간호대학 신은주 교수는 “그동안 전문대 간호학과 생들은 4년제와 똑같이 면허증을 받았는데도 직장에서 보이지 않게 차별을 받아왔다”며 “간호전문대가 4년제로 전환되면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 일하면서 학사과정을 밟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복대학 간호과 강정희 교수도 “전문대생들은 4년 학생들과 똑같이 면허를 받기 위해 공부를 했다. 그걸 3년 동안 이수해야 하니 저녁 9시까지 보충수업을 받고, 방학도 반납하고 수업을 받아왔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이번 일이 끝이 아닌) 체제의 모순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50년 4년제 간호학과가 생기기 전까지 대학 간호교육은 3년제로 운영됐다. 그러던 것이 50여 년 전부터 이화여자대학교에 처음 4년제가 도입되면서 3년제와 4년제의 이원화된 체제가 유지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체제가 유지될수록 사회적 차별이 심해졌다. 면허증도 동일하게 받고 전문 의료인으로서 소양도 다름없는 데도 학위 때문에 졸업생들은 차별을 받아야 했다는 게 현장의 하나같은 지적이다.

동남보건대학 김순오 교수는 “사회적 차별 때문에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원을 진학한다거나 사이버 강의 등을 수강해 학생이 겪는 경제적 부담이 컸었다”며 “4년 교육으로 일원화되면 학사인력을 대우해주는 해외로의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서는 간호 교육과정을 늘리는 것보다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삼육보건대학 양은영 교수는 “4년제와 경쟁을 해야 하니 연로한 교수님들은 늘어난 교과를 부담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며 “4년 교육과정으로 늘어난 만큼 교수들의 연구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은 전문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교육을 가르치는 측면에서 봤을 땐 교수들의 열의나 실력은 4년제 못지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강정희 교수도 “세계 추세를 볼 때 간호 교육은 중환자·치매 노인 전문 간호사 등을 양성하기 위한 6년제 체계 등 그 이상의 과정도 검토해 봐야 한다”면서 질적인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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