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보도한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방송 화면 캡쳐. (출처: MBC ‘PD수첩’)
MBC ‘PD수첩’이 보도한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방송 화면 캡쳐. (출처: MBC ‘PD수첩’)

PD수첩,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방송
유재석 등 연예인 기부금 사용처 의혹도 제기
조계종 “종단 법인 아니라 독립된 법인” 반박
나눔의집, 해지·환불 안내 “후원환불은 불가능”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후원금 의혹에 휩싸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후원금 일부가 기부자들의 동의 없이 생활관 증축 공사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MBC ‘PD수첩’이 보도한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방송에서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들의 생필품, 병원비 등을 후원금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압박을 받았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방송에 출현한 나눔의 집 봉사자 A씨는 “할머니들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그런데 재활 치료나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지원해주지 않는다”며 “갈 때마다 항상 안타깝고 마음이 찝찝했다”고 말했다.

나눔의 집 직원 B씨는 “돈이 없는 게 아니고 정말 넘쳐난다”며 “하지만 할머니들에게 들어가는 건 어떤 사소한 것도 쓸 수가 없는 돈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직원 C씨도 “할머니가 주체가 아니라 스님들이 주체인 것이고 할머니들은 세 들어 사는,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 ‘PD수첩’이 보도한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방송 화면 캡쳐. (출처: MBC ‘PD수첩’)
MBC ‘PD수첩’이 보도한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방송 화면 캡쳐. (출처: MBC ‘PD수첩’)

이와 함께 PD수첩은 방송인 유재석, 김동완, 김성령 등의 후원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유재석의 경우 위안부 인권센터 건립을 위해 지정기탁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금액이 엉뚱한 생활관 건립에 사용됐다는 주장이다.

한 직원은 이날 방송에서 관련 서류 일부를 공개하면서 “이 서류를 보면 마지막 장에 유재석씨와 김동완씨에게 지정기탁서를 받았다고 적혀 있다”며 “그런데 저희가 시청에 낸 지정기탁서에는 이분들의 것이 없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유재석 소속사 관계자는 “유재석씨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저희는 아무것도 써준 게 없다. 어제 다시 확인했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유재석이 5년간 나눔의 집에 전달한 금액만 2억 6000만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 2020.5.20
대한불교조계종의 주장과 달리 조계종 산하 불교사회복지재단에서 나눔의 집이 검색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0

방송에 앞서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같은 날 ‘MBC PD 수첩의 사실왜곡과 불교폄훼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PD수첩 방송이 왜곡됐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계종은 “나눔의집은 독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조계종이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며, 종단도 직접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PD수첩은 ‘조계종 법인’이란 어디를 칭하는 것인지, 후원금이 ‘조계종 법인으로 들어간다는 주장’의 근거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무엇을 근거로 ‘조계종의 큰 그림’이란 용어를 사용하였는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근거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눔의 집 또한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불거진 운영 논란에 대해 깊이 참회한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은 “사회복지법인 나눔의집은 조계종 산하 법인이 아니며 독립된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현재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객관적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성찰과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지와 환불 관련해 안내했다. 해지는 나눔의집 메일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지만, 후원 환불(취소)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천지일보 2020.5.20
대한불교조계종의 주장과 달리 취업포털 사이트에서는 나눔의 집이 조계종의 사회복지재단으로 검색돼 논란이 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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