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백제캐슬 한윤구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주)백제캐슬 한윤구 대표 인터뷰
성경 들어온 1816년 기념해 181.6m 세계 최대 황동 십자가 설계

[천지일보=손선국 수습기자] (주)백제캐슬 한윤구(41) 대표는 원래 기독교 신자가 아니었다. 가족들은 모두 불교를 믿고 있다고 고백했다. 한 대표는 어느 날 한 목사님으로부터 성지사업의 개발을 부탁받고 충남 서천 마량진으로 갔다. 이것이 그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성지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성지사업을 통해 모든 교회들이 주님의 십자가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 대표는 1년 4개월이라는 짧은 신앙생활에 비해 제법 굵직한 신앙심을 갖고 있었다.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면서까지 그가 마량진 성지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마량진은 정말 아름다워서 관광객도 많이 오는 곳입니다. 순수한 개발자의 눈으로 처음 봤을 때 리조트 단지를 조성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 속 필름처럼 십자가상과 건물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200여 페이지 분량의 개발 계획과 모든 진행단계가 보여, 성지개발 계획이 단 5분 만에 끝났습니다. 그 당시 보았던 계획과 지금의 계획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습니다.”

마량진은 1816년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곳이며, 그로부터 약 70년 후 복음의 열정을 불태웠던 아펜젤러 선교사가 일생을 바쳤던 곳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한국교회 목사님들이 한 장소에서 한국 교회사의 가장 큰 일이 두 가지나 나타났다고 하셨다. 주님께서 특별히 선택한 장소라는 말씀을 들었다”며 마량진의 가치를 설명했다. 그의 말에는 얼마 되지 않은 신앙이지만 하나님께 받은 소명의식이 깊이 베어져 있었다.

마량진 성지 개발 사업은 1년 6개월 전 한 대표가 들어오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2003년부터 뜻있는 몇몇 목사들이 한국 교회사에 길이 남을 성지인 마량진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안타까워 성지사업을 시작했으나 의견 분열로 주춤했을 시기였다.

한국교계와 한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전국 목회자 11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마량진성지사업추진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성지사업의 당위성을 공표했다. 그는 오늘날 기독교가 교단·교리별로 나뉜 현실에서 교회나 소속을 떠나 주님의 사랑을 한곳에 모으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또 교단 교파를 초월해 믿음의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현재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들어온 1816년을 기념해 181.6m의 세계 최대 황동 십자가상 내진설계를 영국에 의뢰한 상태다. 그는 “예정대로라면 벌써 나왔어야 하는데 이번에 일본에서 일어난 9.0의 강진으로 인해 진도 10까지 견딜 수 있도록 다시 의뢰했다”며 “2주 후면 결과가 나오니 그때가 되면 완벽한 설계도가 나와서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가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하나님의 상징물이 지진으로 인해 흔들리거나 손상되면 안 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그의 십자가상 프로젝트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황동색 십자가상 외벽전체를 삥 둘러 40만 명의 기독교인들의 이름이 새겨진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특히 황동판은 비바람이 몰아쳐도 변치 않고 영구적으로 보존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십자가상은 발광다이오드(LED)로 빛나게 되는데 이는 한국교회의 부활하는 ‘복음의 불빛’을 상징한다. 또한 이름뿐 아니라 사진과 주소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글이나 회개의 글을 써서 붙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1200만 성도 중 3%인 40만 명의 사람들은 목사든 장로든 평신도든 상관없이 모두 주님의 자녀로서 이름이 붙여진다”고 밝혔다.

또한 교단 교파를 초월해 주님에 대한 확실한 믿음과 진정한 회개가 있다면 누구나 받아줄 것이며 이름이 올라가는 순서는 공평하게 컴퓨터 전산추첨을 통해 정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이 같은 계획을 통해 그는 주님 앞에 높고 낮음이 없는 주님의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듯했다.

그가 생각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성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성경책 모양의 예배당을 짓는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님이 없다고 한다. 한 대표는 “성도 자신이 직접 예배를 드리며 꼭 예배를 드리는 장소라기보다 하나님과 일대일로 만나고 영적으로 재충전하는 개인적 기도의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마량진 성지 조감도 ((주)백제캐슬 제공)

마량진 성지에는 한국 기독교 역사관, 미래관, 교육관, 선교사 지원센터 및 교단별 선교사 기념관, 종교시설 등 목회자와 선교사들을 위한 건물도 세워질 예정이다. 개척교회 지원사업, 소아 난치병 환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인도적 사업도 펼쳐져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한 대표는 자부했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성경구절은 제일 처음에 나오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 전부였다”며 지나고 보니 이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성지사업을 통해 앞으로 감당해야 할 사명을 겸손하게 내비쳤다.

그는 “마량진 성지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재산이자 한국 기독교의 재산이며 성지가 완공되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재단 법인을 설립해 교계에 내놓을 것”이며 “재단의 모든 운영은 주님의 뜻에 따라 이웃 사랑 실천에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성지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이것을 내 것으로 생각하고 추진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사가 부도 위기까지 가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교회에 가서 한없는 눈물로 회개하고 회개하며 ‘주님 이것은 제 것이 아니라 주님 것입니다. 저는 단지 주님의 도구일 뿐입니다. 주님의 쓰임에 따르겠습니다라는 기도를 통해 주님의 허락하신 말씀을 듣고 갑자기 지금까지 일이 잘 풀렸습니다.”

한 대표는 내달 1일부터 주님께서 선택하신 마량진 성지사업 홍보를 위해 제작된 동영상과 전단지, 브로셔 등을 전국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마량진 성지는 4월 중순에 착공해서 내년 부활절 즈음해 완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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