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두 살 때 납치된 마오인(가운데)이 지난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친부모와 감격의 상봉을 하고 있다. (출처: CCTV 방송 캡처)
32년 전 두 살 때 납치된 마오인(가운데)이 지난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친부모와 감격의 상봉을 하고 있다. (출처: CCTV 방송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2살 때 유괴된 중국 남성이 32년 만에 부모와 재회했다고 중국 국영 CCTV 등 외신이 19일 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는 공안국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아들 마오인과 그들의 부모가 상봉했다.

1988년 아버지 마오젠징은 마오를 데리고 탁아소에서 집으로 가던 중 물을 마시러 여관에 들렀다가 다른 곳을 본 사이에 마오를 잃었다. 당시 마오는 2살이었다.

마오가 납치된 후 그의 어머니인 리징쥐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단지 10만장 이상을 뿌리며 온갖 텔레비전 쇼에 출연하는 등 수십 년간 아들을 찾아 해맸다. 리징쥐는 2007년 실종 아동을 찾는 자원봉사단체를 결성해 29명의 아이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32년 후 4월 말 경찰은 6천 위안(약 103만원)에 입양된 한 남성에 대한 정보를 제보 받았고, 그의 DNA 샘플을 대조한 결과 친부모의 것과 일치했다. 이에 중국 어머니의 날인 5월 10일 경찰은 리징쥐에 아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1주일 후 공안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 가족의 상봉을 공개했다. 옆방에서 기다리던 마오는 문이 열리자 부모에게 달려갔다. 부모와 마오는 울며 껴안았다. 물을 달라고 떼쓰던 두 살배기 아들은 어느새 어엿한 성인이 돼 있었다.

리진쥐는 “우리를 도와준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내가 어머니의 날에 받은 것 중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마오는 입양된 후 구닝닝으로 개명됐으며, 시안에서 멀리 떨어진 쓰촨성에서 컸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이 수십년 동안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실종 아동이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마오는 친부모와 며칠간 시간을 보낸 후 하루아침에 인생이 뒤바뀐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집에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말해 아직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경찰이 마오 납치 사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오를 입양해 키운 부모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식 수치는 없지만 베이비컴백홈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5만 1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종된 아이들을 찾고 있다.

아동 유괴는 수십년 동안 중국에서 문제가 돼 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한 자녀 정책’이 남자 아이에 대한 인신매매 암시장을 형성해왔고, 남자 아이가 높은 가격에 ‘아들’로 팔릴 동안 여자 아이는 납치돼 노동 인력이나 미혼 남성들의 신부로 매매됐다. 2017년 미국은 중국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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