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대한민국에서 산과 바다, 호수가 접한 유일한 지역으로 지난 2018년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되고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받았다. 사진은 순천만습지.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순천은 대한민국에서 산과 바다, 호수가 접한 유일한 지역으로 지난 2018년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되고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받았다. 사진은 순천만습지.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세계적 정원도시 순천 볼거리
 

정원도시 대표 관광지 추천
자연 오롯이 담은 순천한정식
사계절 물 좋은 꼬막 만나
장터 중심 국밥 역사 깊어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순천은 대한민국에서 산과 바다, 호수가 접한 유일한 지역으로 지난 2018년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되고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받았다. 순천시의 자연환경은 국제기구의 인증을 받아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으며 자연·인간·경제를 활성화하는 소중한 자원이 되고 있다. 화사한 봄꽃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나들이조차 싶지 않은 상황이다. 호젓이 연인이나 가족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면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부상한 순천으로 조용히 떠나보자.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자연유산

순천만습지는 보존 가치를 극명히 보여주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자연 해안선이 온전하게 남아 있어 경관이 뛰어나고 생물종이 다양해 람사르 사무국와 유네스코가 공식 인증한 세계적인 습지다. 한때 버려진 땅이었으나 생태적·심미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연간 60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생태관광지가 됐다. 우리나라 최대의 갈대 군락지로 계절 따라 바뀌는 초록빛, 금빛 갈대와 순천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흑두루미 등은 특히 장관이다.

사적 제302호로 지정된 낙안읍성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지방계획도시로 600년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대한민국 3대 읍성 중 하나이다. 사적지로서의 중요 지정문화재인 성곽, 민속가옥, 객사, 충민공 임경업 군수비각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일한 민속촌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원형이 잘 보존된 성곽, 관아 건물과 소담스러운 초가, 고즈넉한 돌담길에 이르기까지 옛 추억을 되살려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순천 드라마촬영장.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순천 드라마촬영장.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추억의 공간 향수 자극

드라마 촬영장은 1960~1970년대 순천 읍내 풍경과 서울 변두리, 70년대 서울 봉천동 달동네로 만들어졌다. 골목길 따라 빛바랜 상점 간판과 담벼락을 서성이면 세월의 온기가 전해진다. 촬영장에 들어서면 교복을 빌려 입고 골목을 활보하는 청춘이 되어보고 추억의 음악실, 이발소, 극장, 옛 상가 등 드라마나 영화의 무대가 된 공간이 향수를 자극한다.

또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천년고찰 선암사와 한국 삼보사찰 가운데 가장 많은 고승을 배출한 승보종찰 송광사가 순천 관광의 매력을 알리는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와온 해변의 노을도 일품이다. 썰물이 지나간 와온 갯벌에는 어머니의 거친 손등처럼 삶의 흔적이 새겨지고 붉은 석양이 부드럽게 감싼다. 수면 위로 흑두루미와 기러기, 청둥오리가 먹이를 찾아 날아오르고 주변은 고요한 정적에 휩싸인다.

순천 웃장과 아랫장에서 역사를 자랑하는 국밥.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순천 웃장과 아랫장에서 역사를 자랑하는 국밥.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정갈한 상차림, 꼬막, 국밥 인기

순천 대표 음식으로는 ‘순천 한정식’이 있다. 순천시는 절기별, 가격대별 상차림을 표준화하고 브랜드 구축을 위해 관내 한정식 상차림과 절기별 식재료 캘린더를 작성하는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순천의 자연을 담은 한정식 순천한상을 선보였다. 가격대별로 실속형, 일반형, 고급형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 고급형은 순천정원상, 일반형은 남도정식, 실속형은 꼬막장비빔밥이다. 전통으로 내려온 사찰 음식을 ‘순천산사’로 브랜딩도 했다. 순천의 음식점에서 깻잎, 머위, 연근, 우엉 등을 주재료로 한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다. 

꼬막은 순천만과 보성만, 득량만, 여자만, 강진만 등 전라남도 해안 일원에서 고루 난다. 그중에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개펄을 보유한 순천 꼬막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순천에서는 사계절 내내 물 좋은 꼬막을 만날 수 있는데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살이 차오르는 4월까지가 가장 맛있는 철이다. 꼬막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반찬으로 먹어도 맛있다. 제철 채소와 함께 무쳐 오감을 자극하는 꼬막회무침을 비롯해 꼬막전, 울긋불긋 양념장을 얹은 꼬막, 튀긴 탕수 꼬막 등 다채롭다.

순천 꼬막정식.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순천 꼬막정식.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5.19

순천에는 예로부터 인근 지역의 물산이 모이고 흩어지던 대규모 오일장이 2개나 있다. 바로 웃장과 아랫장인데 이 장터들을 중심으로 국밥의 역사가 깊다. 웃장 내 국밥 골목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순수 국내산 싱싱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이곳 국밥이 입소문 난 이유는 차별화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밥 2그릇 이상 주문하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맛이 일품인 수육을 기본으로 준다. 특히 일반 국밥과는 달리 곱창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고 ‘돼지 삶은 머리’에서 발라낸 살코기만을 사용함으로써 국물 맛이 깔끔하고 뒷맛이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아랫장 국밥은 칼칼해 보이는 국물이 특징이다. 

◆갯벌 상징 짱뚱어, 닭구이도 일품

썰물 때면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는 순천만에는 청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짱뚱어가 살고 있다. 한때는 순천에서 ‘돼지 먹이로 줘도 주둥이로 밀어내 버린다’고 할 만큼 흔했으나, 지금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간척사업 등을 빌미로 갯벌에서 짱뚱어를 내몰았기 때문이다. 색깔도 거무튀튀한 것이 날개처럼 생긴 등지느러미가 달린 메기를 닮았는데, 생긴 것과는 달리 무척 영리해서 그물을 쏙쏙 피해 다닌다. 솜씨 좋은 낚시꾼들이 홀치기 낚시로 한 마리씩 잡을 뿐, 양식도 어려워서 그 수가 많지 않다. 

짱뚱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잡히지만, 겨울잠을 자기 전에 영양분을 비축하므로 가을에 가장 맛이 좋다. 짱뚱어를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순천, 영암, 보성 등에서는 보양 음식으로 유명했다. 짱뚱어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한 달을 산다고 알려져 스태미나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전골로 끓이거나 그냥 구워도 맛있는데, 추어탕 솜씨가 유명했던 순천에서는 탕으로 즐겨 먹었다. 짱뚱어에 깻잎과 들깨 등을 넣어 끓여내는 요리로 추어탕과 비슷하면서도 메기탕 맛이 나는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옛날 계족산 자락의 순천 서면 청소골에는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한 관문길이 있어 주막에서 급제를 기원하며 마늘과 소금 등 간단한 양념으로 닭구이를 해 선비들에게 제공했다고 전해진다. 청소골 닭구이는 식감도 좋고 숯불구이로 향도 좋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맛있는 자연스러운 맛이 난다. 생닭을 사용하기 때문에 맛볼 수 있는 육회, 칼칼하고 시원한 맛과 닭고기의 고소함이 만나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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