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인공지능시대에는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계급과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계급만이 존재한다고 미래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2014년 월스트리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골드만삭스에 인공지능 켄쇼가 입사를 했다. 먹지도, 자지도 않고 퇴근할 필요도 없었던 켄쇼는 600명의 트레이더가 한 달 가까이 할 일을 단 3시간 20분만에 처리를 했다. 결국 598명의 트레이더가 해고됐고, 단지 2명만이 남아 켄쇼의 지시를 받으면서 일하게 됐다. 

2018년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5억 5000만 달러에 켄쇼를 인수했는데 이는 구글의 딥마인드, 인텔의 너바나시스템의 인수금액보다도 커서 IT나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켄쇼는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동안 할 일을 단 5분만에 끝내는 능력으로 월가에 충격을 줬다. 

요즈음 주식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하는 곳에서 오는 종목 중에 ‘켄쇼 추천종목’이 있어서 정말 인공지능 켄쇼가 추천을 한 것인지, 켄쇼라는 이름이나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추천을 한 것인지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켄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의 환율 예측이나 북한 미사일 실험에 따른 시장 변동, 영국 브렉시트 이후의 파운드화 변동 등 세계적인 사건이 있을 때마다 정확한 예측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것으로 인공지능을 능가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더욱 더 사람다워지는 것이다. 더욱 따뜻한 마음을 갖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 더욱 더 인간의 본성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전화기의 발명가로 알려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특허권에 대해서는 말이 많다. 어느 정도를 전화기의 시초로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지만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으로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그레이엄 벨의 어머니 엘리자 벨은 청각장애인이었고, 그것이 마음 아팠던 그는 어머니를 듣게 하기 위해서 소리를 전달하는 것에 무척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가 스물한 살 때에 런던에서 농아 아이들 네 명에게 말하는 법과 독순술(입모양 읽기)을 가르쳤다고도 한다. 그가 헬렌 켈러를 만난 적이 있는데 헬렌의 선생을 구하도록 해서 앤 설리번을 만나게 된 것도 따뜻한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난들 이런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고 개선을 위해서 전화기나 보청기 같은 것을 발명할 생각을 하겠는가? 

인공지능 시대, 잘 모르기 때문에 두려울 수 있다. 꼭 기억할 것은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지 않으려면 인공지능과 좀 멀어지는 것이다. 조금 더 인간다워지는데 집중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가끔 편리를 위해 인공지능의 힘을 좀 빌려 쓰면 된다. 

종이 책을 읽고, 폰을 좀 멀리하고, 자연을 가까이 하고, 깊이 생각하고, 사람들끼리의 끈을 더 강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잘 사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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