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현재까지 174명으로 우려했던 폭발적인 확산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여전히 2천명 정도의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이 아직 연락이 닿지 않은 데다 20대를 주축으로 한 ‘숨은 전파’에 대해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20대들의 주거지가 서울을 비롯한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라 클럽발 감염이 언제 어디서 또 터질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길거리나 공공장소를 보면 20대들 사이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침은 사람 간 간격 2m(최소 1m)를 명시하고 있다. 자신의 면역력을 믿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길거리를 활보하거나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이거나 경증만 앓다가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지만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들에게 쉽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킬 수 있다.

이번 이태원클럽 코로나19사태는 확인되지 않은 약 2천명이 검사를 받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어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검사를 받은 건수는 6만 1000여건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는 지난 7일 경기 용인 66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2000여명이 연락 두절 상태이지만 익명검사로 상당수가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예측일 뿐이다. 4월 말에 초기 환자가 어디서 감염됐고 자주 찾았던 이태원 클럽을 얼마나 더 드나들고 많은 사람들을 전파시켰는지에 대한 역학조사가 쉽지 않다. 여기에 성소수자라는 민감한 키워드까지 연관돼 있어 적지 않은 20대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숨기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이번에 거짓말로 문제를 일으켰던 인천 학원 강사가 탔던 택시기사와 부인까지 차례로 감염됐다. 서울시를 포함해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유흥업소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떨어졌지만 단속 사각지대에서는 여전히 20대들이 활개를 치며 유사 유흥업소인 헌팅 술집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0대들이 자신의 면역력만 믿고 평소 사람들로 붐비는 식당, 카페, 일반 술집을 중심으로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꾸준한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미터 거리 안에서 쉽게 교류가 이어지는 ‘헌팅주점’에서는 방역 당국이 강조한 생활 속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필두로 집단감염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있는 일부 20대들의 인식이 바뀌어지지 않는 한, 코로나19와의 전쟁은 계속될지 모른다. 20대들은 6월까지는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흥업소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흥가 곳곳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와는 다른 세상의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경찰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술집까지 점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결국 우리 모두의 자발적 생활수칙 지키기, 시민들 각자 경각심을 갖고 개인 방역에 유의하는 철저한 시민 의식이 필요할 때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종식이 불확실하고 가을부터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제 고3학생들부터 차례로 학교에 등교한다. 지금까지 잘 유지됐던 방역시스템을 더욱 철저히 가동시키고 학생들이 불안감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더욱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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