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3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고등학교 급식실에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5.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3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고등학교 급식실에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천지일보 2020.5.19

5차례 연기 끝에 드디어 등교

당국 “입시고려, 선택 불가피”

“등교 미뤄야” 청원 등 우려

교육계 일각선 ‘수능연기론’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기됐던 등교 개학이 드디어 오는 20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수능 연기론’과 ‘등교 연기 목소리’ 등 등교와 관련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19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전국 고등학교는 20일 고3 등교 개학을 시작한다. 코로나19 여파로 5번이나 미뤄져 당초 개학일이던 3월 2일 이후 79일 만에 개학하게 된 셈이다.

앞서 교육부는 전국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교 등교 개학을 3월 2일에서 같은 달 9일·23일, 4월 6일로 연기한 바 있다. 이후 4월 9일 네 번째로 개학을 연기하면서 등교 대신 사상 처음으로 학년별 순차적 ‘온라인 개학’을 진행했다.

이어 교육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추세가 주춤하자, 5월 13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 등교 수업을 계획했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발생으로 다시 우려가 커지자, 등교 개학을 일주일씩 또 다시 연기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된 것이 아님에도 교육당국이 등교 개학을 강행하는 이유는 상급 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고3 때문이다. 올해 수시모집을 위해 학교 생활기록부를 채우고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르려면 고3의 5월 등교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다.

이외에도 맞벌이·한부모 가정의 자녀 돌봄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점, 교우 관계를 통한 인성 교육이 어렵다는 점, 기초학력 부진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이 등교 개학을 추진하는 이유가 됐다. 교육부는 고3을 시작으로 27일부터 예정된 고2 이하 학년도 등교를 추진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사회·문화 선생님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사회·문화 선생님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선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을 우려해 ‘등교 연기’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늦춰진 학사 일정으로 인해 고3이 이번 수능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등교 강행은) 학교에서 ‘집단면역실험’을 시행하는 것과 같다”며 “고3을 시작으로 개학을 강행하는 것은 오직 입시 일정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학 연기 목소리는 당사자인 학생들에게서도 나왔다. 충남 당진시 고등학교 학생회장 연합회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고교생 3만 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오는 20일 고3부터 순차 등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항목에 79.7%가 ‘반대한다’고 했다.

등교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14%에 불과했다. 등교 개학 시점에 대해선 절반에 가까운 1만 2020명(49.3%)이 ‘지금부터 한 달 이상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등교 반대 청원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엔 이날 오후 2시 기준 23만건 이상의 동의가 달렸다. 청원인은 개학 후 집단감염이 이뤄진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어 등교 연기를 촉구했다.

일각에선 고3에게 불리한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교협은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는 입시에 대한 일정 조율도 필요하다”며 “수능 일정, 내신일정, 대입 전형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지난 18일 “대학이 4월 1일 개학하는 게 불가능할 게 없다”며 “수능을 한 달 연기하고 등교 수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가 유동적이라 급변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에서는 현재 제도의 틀 내에서 가능한 선택지인 수능 한 달 연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등교 연기를 촉구하는 국민청원글.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0.5.19
등교 연기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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