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사용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정문. ⓒ천지일보 2020.5.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사용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정문. ⓒ천지일보 2020.5.16

정의연 해명에도 의혹 증폭

1439차 수요집회, 예정대로

“개인적인 자금 횡령 없어”

힐링센터 ‘부당거래’ 의혹도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수요집회 기부금사용 등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지 열흘이 넘는 기간 숱한 의혹과 정의연의 해명에도 계속해서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990년 11월 발족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2015년 설립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재단(정의기억재단)’이 통합해 2018년 7월 11일부터 운영되고 있는 시민단체다.

◆ 윤미향 “회계 철저관리” 의혹 부인

지난 8일 윤 전 이사장은 본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활동과 회계 등은 철저하게 관리, 감사, 보고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1992년부터 할머니들께 드린 지원금 등의 영수증을 할머니들 지장이 찍힌 채로 보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2015년 한일합의로 박근혜 정부가 받은 10억엔에 대해서도 “할머니와 통화를 하는 중에 할머니의 기억이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며 “다시 기억을 끄집어내어 설명해 드렸지만 아니라고 하셔서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단체를 비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7일 오후 대구시 남구 한 찻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관련 단체를 비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 정의연, 기자회견 열고 해명 나서

수요집회 기부금 유용 의혹 등 논란이 커지자 정의연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정의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기부수입으로 들어온 총 22억 1900여만원 가운데 9억 1100여만원(41%)을 ‘피해자지원사업비’로 사용했다.

이들은 “피해자지원사업은 후원금을 모아 할머니들께 전달하는 사업이 아닌 할머니들의 건강치료지원, 인권과 명예회복 활동지원, 쉼터이용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공시에 나와 있지 않는 사용내역에 대해선 “예산으로 표현할 수 없는 할머니들과의 친밀감 형성 등 전화비, 할머니와의 동행, 슈퍼, 병원을 갈 데 드는 차비가 있다”며 “공시에 나와 있는 피해자지원사업의 예산으로만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10억엔을 지급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외교부는 국장급협의에서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연의 전신)’과 나눔의 집에서 알린바 없다”고 말했다.

기부금 사용내역 중 수혜자 명목에 ‘99’ ‘999’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선 “부족한 인력으로 일을 하면서 편의적으로 금액에만 중요성을 두고 공시가 엄밀하지 못했다”며 “실무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 ‘후원금 논란’ 이후 첫 수요집회

지난 13일 각종 의혹과 논란 가운데 1439차 수요집회는 예정대로 개최됐고, 이나영 정의연 대표는 “정의연은 개인적인 자금 횡령은 절대 없다”며 다시 한 번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왜곡을 일삼아 내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정의연은 개인적인 자금 횡령은 절대 없다. 매년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를 통해 감사를 받아 왔고 매년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세청 문제는 명령에 따라 바로 잡도록 하겠다. 투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다수의 공인회계사에게 검증을 받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불필요한 의혹들을 종식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후원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해 왔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이사장이 발언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후원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해 왔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이나영 이사장이 발언을 마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3

◆ 논란 속 침묵 깬 이용수 할머니

이 할머니는 지난 13일 경향신문에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보내 “(정의연은) 지난 30여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의연이) 공감과 참여와 행동을 이끌어 낸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돼야 한다”며 “자랑스런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성과를 디딤돌 삼아 우리 사회 공통의 가치인 인권과 평화, 화해와 용서, 연대와 화합을 이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간 졸속 합의와 관련한 내용의 조속한 공개도 요구했다.

◆ ‘위안부 쉼터’ 펜션 부정사용 의혹

지난 1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대협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 가운데 7억 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토지 242평과 건물을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정대협은 이 쉼터를 펜션처럼 운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표는 2016년 5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쉼터에서 술자리를 갖는 사진을 올렸다. 또 수원여성회는 2017년 9월 이곳에서 1박 2일 수련회를 가졌으며, 지난해 8월 경기주권연대도 이곳에서 출범식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난 16일 정의연은 “힐링센터는 할머니들의 쉼과 치유라는 주 목적 이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인권과 평화가치 확산을 위한 교육과 활동지원의 공간이기도 했다”며 “기지촌할머니와의 만남의 장, 정대협자원활동가와 함께하는 모임 등이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수요시위 참가, 증언활동 등 할머니들의 활동이 지속돼 사실상 안성에 상시 거주가 어려웠다”며 “목적에 따른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와 협의를 통해 사업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논의를 진행해 2016년 이후부터 매각이 본격적으로 추진됐고 현재 반납절차가 이뤄지고 있다”며 “주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요인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던 중, 지난 4월 23일에서야 매매를 위한 계약체결이 이뤄지고 이를 모금회에 유선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서울 마포구에 ‘평화의 우리집(마포쉼터)’을 마련했음에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경기도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원으로 별도의 쉼터 조성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안성 쉼터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 정의연의 주장이다.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2012년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쉼터를 얻게 됐다.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의 모습. ⓒ천지일보 2020.5.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서울 마포구에 ‘평화의 우리집(마포쉼터)’을 마련했음에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경기도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원으로 별도의 쉼터 조성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안성 쉼터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 정의연의 주장이다.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2012년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쉼터를 얻게 됐다.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의 모습. ⓒ천지일보 2020.5.19

◆ 힐링센터 매입·매각 ‘부당거래’ 의혹

지난 17일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이 2013년에 구입한 경기 안성 위안부 피해자 쉼터(힐링센터)와 관련해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싸게 산 의혹이 충분히 있다”며 게시한 글로 펜션과 관련한 각종 논란이 쏟아져 나왔다.

곽 의원은 “안성 쉼터는 매수할 때 시세보다 비싸게 7억 5000만원이나 주고 사 준 것인가”라며 “실제 안성 쉼터는 매수가보다 싼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다고 한다. 아니면 이번 매수인에게 싸게 팔기로 한 것인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힐링센터건물(신축)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다”며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됐다. 매도계약은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졌다”며 “결과적으로 기부금에 손실이 발생하게 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명성교회 15억 ‘마포 쉼터’ 중복운영 논란

힐링센터 고가매입 의혹과 함께 정대협이 명성교회로부터 기부 받은 쉼터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마포 쉼터를 마련한 뒤 기부 받아 안성에 힐링센터를 매입했는지, 해당 센터의 존재는 왜 숨겼는지에 대한 의혹도 쏟아져 나왔다.

지난 18일 정의연은 마포 쉼터 ‘평화의우리집’ 운영과 관련해 “비공개 시설로 할머니들의 생활공동체로 만들어졌다”며 “마포 쉼터는 명성교회로부터 거주하는 할머니들 사망 시까지 무상임대로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포 쉼터는) 나눔의 집과 같은 노인보호요양시설이 아니라 생활공동체로서 일반 주거지”라며 “(이곳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거주하고 계시고, 소장과 요양보호사 3인(주중1인, 저녁1인, 주말1인)이 24시간 돌봄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정의연은 어떤 사유로 비공개 쉼터로 운영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서울 마포구에 ‘평화의 우리집(마포쉼터)’을 마련했음에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경기도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원으로 별도의 쉼터 조성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안성 쉼터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 정의연의 주장이다.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2012년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쉼터를 얻게 됐다.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의 모습. ⓒ천지일보 2020.5.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서울 마포구에 ‘평화의 우리집(마포쉼터)’을 마련했음에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경기도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원으로 별도의 쉼터 조성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안성 쉼터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 정의연의 주장이다.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2012년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쉼터를 얻게 됐다.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의 모습. ⓒ천지일보 20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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