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선생님이 출석 체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선생님이 출석 체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충남서 전국 고등학생 대상으로 설문조사

전체 79.7%가 등교에 반대한다는 의견

고3 등교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봇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고3 등교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등교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반발이 점차 커지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남 당진시 고등학교 학생회장 연합회(연합회)가 지난 16일부터 지난 18일 오전 1시까지 전국 고등학생 3만 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등교 수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일 고3부터 순차 등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항목에 응답자 79.7%가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등교 재개 방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14% 수준이었다. 등교개학 시점은 절반에 가까운 1만2020명(49.3%)이 ‘지금부터 한 달 이상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일일 확진자 10명 이하 된 후 2주일 이내’에 대한 응답은 7823명(32.2%)이었다.

고3이 오는 20일 등교한 후에는 다른 학년이 순차 등교하게 된다. 고2·중3·초1~2학년과 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 3~4학년은 오는 6일 1일, 중학교 1학년과 초 5~6학년은 같은 달 8일에 학교에 갈 예정이다.

고3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0.5.17
고3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0.5.17

교육부가 고3 등교일을 공식화한 지난 17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학생들의 등교 반대 청원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전날 오후 6시 기준 23만건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외에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3이라고 밝힌 다른 청원자도 ‘교육부의 강제 등교 개학 결정을 막아주세요’라는 청원에서 “이태원 근처에 거주하는 학생들과 이태원에 방문한 학생들, 이태원 클럽에 직접 출입한 학생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면역력이 강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며 “이들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무증상 감염자”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청원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이유는 정부가 학생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등교 결정을 한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부는 더 이상 고3 등교 연기는 계획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은 상황이다. 학생들은 등·하굣길이나 수업, 식사 등 학교 내에서 최대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생활을 하게 되지만, 이러한 조치로 집단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부는 감염병 전문가와 현장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을 청취했지만 학생의 의견은 별도로 수렴하지 않았다. 만약 등교 이후 집단 감염이 발생한다면 ‘정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한편 이러한 비판을 인식한 듯 서울시교육청은 고3은 매일 등교하되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번갈아 실시하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사회·문화 선생님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3·고3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사회·문화 선생님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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