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 앞에서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윤미향 당선인. ⓒ천지일보DB

하태경 “아프더라도 과감하게 도려내야”

박범계 “檢수사 기다리기엔 어려운 상태”
이낙연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 파장

윤미향은 사퇴론 일축 “고려하지 않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 불거지면서 야권의 공세 수위 역시 커지고 있다. 윤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는 기류가 감지된다.

야권은 윤 당선인의 각종 의혹을 고리로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은 윤 당선인이 2012년 4월 26일 경매를 통해 현금 2억 2600만원을 주고 산 경기 수원 금곡동 한 아파트의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윤 당선인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경매 비용의 자금 출처를 밝혀 달라고 하자,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경매로 사기 위해서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곽 의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에 살던 아파트 등기를 살펴보니, 2013월 1월 7일 매도한 것으로 밝혀져 전에 살던 아파트 매각 대금이 아닌 다른 자금으로 경매 취득한 것이 분명하다”며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2012년 3월 29일 경매로 낙찰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자녀 미국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우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렸을 것이지만,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 거래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아 현금 등이 풍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인계좌로 받은 후원금의 사용처가 수상할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당선자가 안성 힐링센터는 아버지에게 맡기고 단체 소식지는 남편에게 맡겼다. 후원금은 본인 개인 계좌로 받은 것이 드러났다”며 “정의연이 위안부 운동과 할머니들 위한 곳이 아니라 윤미향 가족 쉼터였던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 당선자와 정의연은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에 큰 상처 입히고 있다. 그동안의 공이 있다고 해서 계속 두둔하고 방치한다면 할머니들의 노력과 국민들의 성원마저 모두 물거품 된다”면서 “아프더라도 과감하게 도려내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날로 확산되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와 윤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관련 정보 당국이 즉각 조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국민 앞에 밝혀주길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정부와 여당에서도 이 문제를 그냥 놔두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고 생각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사용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정문. ⓒ천지일보 2020.5.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사용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정문. ⓒ천지일보 2020.5.16

여권은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윤 당선자 엄호 기조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하지만 각종 의혹이 끊이질 않으면서 당내에서도 기류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사안을 심각하고 무겁게 보고 있다는 기조는 동일하지만, 특별히 조사 계획은 없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반면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여론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 당을 사랑하는 당원의 여론 변화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워낙 여론 지형이 좋지 않다”면서 “그래서 당에서 본인의 소명, 해명, 그리고 검찰 수사만을 기다리기엔 어려운 상태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용수) 할머니의 배후가 있든 없든, 할머니의 정신적 건강이 어찌하든 이것은 굉장히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무조건 친일 공세라고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보편적 감정에 부합한가라는 기준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은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당과 깊이 상의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야권의 사퇴 주장에 대해선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사퇴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 의정활동을 통해 잘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과정에서 잘 드러날 것이라고, 조사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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