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 시민들이 5.18 40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접전지인 전일빌딩245 전시실에 마련된 5.18 관련 영상·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아래 영상에는 ‘적이 아닌 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대량살상행위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광주 시민들이 5.18 40주년을 맞아 18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접전지인 전일빌딩245 전시실에 마련된 5.18 관련 영상·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아래 영상에는 ‘적이 아닌 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대량살상행위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8

“산자의 도리, 5.18 진실 밝히는 일”
“그날 떠올라 오월 되면 가슴 시려”
“내외신 기자 남긴 글 고마움 느껴”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1980년 광주시민을 향한 국가 폭력은 참담했습니다. 금남로 거리만 나오면 1980년 그날(1890년 5.18민주화운동)이 떠올라 많이 힘듭니다. 저는 오월만 되면 가슴이 시려요.”

한진석(79, 남, 광주 북구)씨는 “살아남은 자의 도리는 희생자를 위해서라도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최우선이지 않겠냐”며 여름의 문턱에 들어서는 뜨거운 햇볕에도 마음의 추위를 호소했다.

한씨는 18일 오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진행되는 시간, 5.18당시 탄흔이 발견된 전일빌딩245 10층에 마련된 5.18관련 전시장을 둘러보며 그날을 회상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은 리모델링 사업으로 지난 11일 전일빌딩245 시민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다시 태어나는 광주를 주제로 5편의 미디어아트 영상과 방문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디지털 방명록(만인보)을 설치했다.

광주시는 80년 5월의 상흔을 간직한 전일빌딩을 5월 영령의 고귀한 희생과 민주주의를 향한 숭고한 뜻을 올곧게 기억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첫걸음을 내딛는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은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아시아문화전당 및 전일빌딩 주변 거리에 서서 간접 참여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일빌딩245 19800518 공간에 마쓰나가 세이타로 요미우리신문 광주 취재기자가 “한국의 민주화는 광주항쟁 정신 덕분에 성공했다”고 남긴 문장이 써져 있다. ⓒ천지일보 2020.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일빌딩245 19800518 공간에 마쓰나가 세이타로 요미우리신문 광주 취재기자가 “한국의 민주화는 광주항쟁 정신 덕분에 성공했다”고 남긴 문장이 써져 있다. ⓒ천지일보 2020.5.18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명록에 이름과 폰번호를 남긴 후 전일빌딩245 10층 ‘245개의 탄흔’ 인트로영상과 설치미술 등을 관람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김성은(35, 광산구)씨는 “40년 동안 진실을 감추고 왜곡하는 동안 5.18희생자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니 눈물이 저절로 흐른다”며 “배움의 길에 있는 학생들이 이 역사를 바로 알아 후대에 길이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일빌딩245 9·10층에 마련된 19800518 전시관에는 헬기 탄흔 원형 보존 공간으로 보존처리 후, 유리 스카이 위크를 설치해 탄흔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헬기 사격의 흔적과 관련된 사진 옆에는 탄환의 진행 방향이 수평 또는 하양 각도인 것으로 보아 최소 10층(지상으로부터 31m)이상의 높이에서 사격한 것으로 판단되며, 당시 주변에는 10층 이상의 건물이 존재하지 않았음으로 헬기와 같은 비행체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1980년 진압 직후부터 시작돼 511연구위원회, 전두환 회고록 등 집요하게 이어진 5.18왜곡의 역사를 연도별 영상으로 연출했다.

이와 함께 내·외신기자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가치와 평가를 소개한 어록에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이 많았다.

1980년 한국의 민주화는 광주항쟁 정신 덕분에 성공했다. (마쓰나가 세이타로 요미우리신문 광주 취재기자, 

광주봉기는 자유와 정의를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세계인에게 영감을 주는 놀라운 투쟁이었다. (노엄 촘스키 언어학자, 정치운동가)

1980년 5월 26일, 그 하루만으로도 죽음 앞에서 폭압에 맞서 투쟁했던 용감한 광주시민들의 모습이 나의 뇌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브레들린 마틴 볼티모어 선지 기자)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18일 오후 광주시민이 광주 5.18 40주년을 맞아 전일빌딩245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5.18 기억넘어 기억으로’기획전(展)을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18일 오후 광주시민이 광주 5.18 40주년을 맞아 전일빌딩245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5.18 기억넘어 기억으로’기획전(展)을 감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8

광주항쟁은 아시아 등지의 권위주의적 정권과 그들 정권이 수반하는 가혹한 엄벌주의에 대해 강력한 경종을 울린 사건이었다. 야수 같은 군대에 성공적으로 저항했던 광주는 자유를 향한 인간의 노력이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지 카치아피카스 미국 웬트워스 공대 교수)

현장을 보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참상을 최대한 필름에 담았다. 내 생애에서 한번도 이런 상황을 목격한 적이 없었다.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NDR TV 사진기자)

계단 벽면에 기록된 이들의 남겨진 문장을 읽고 “고마움을 느꼈다”는 이선호(58, 전남 담양)씨는 “선배 중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숨어서 전단지를 만들고 어머니들은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제공하고 헌혈하려고 하는 시민들이 기독병원에 줄을 이었다”는 얘기를 전했다.

이날 대부분 광주시민은 발포명령자로 지목된 전두환 처벌과 함께 5.18역사 왜곡 처벌법제정을 호소했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은 18일 오후 전일빌딩245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5.18역사왜곡처벌 특별법 제정’ 등 당면한 현안 해결을 위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일빌딩245 19800518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80년 5월의 상흔을 간직한 리모델링 전 전일빌딩. ⓒ천지일보 2020.5.18
[천지일보 광주=이미애 기자] 전일빌딩245 19800518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80년 5월의 상흔을 간직한 리모델링 전 전일빌딩. ⓒ천지일보 20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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