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2월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취임 7개월을 맞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018년 2월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취임 7개월을 맞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에 러시아를 포함한 100여개국이 동참했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연합(EU)이 마련한 이번 결의안은 호주가 중국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대한 조사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하는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 연례회의에 상정될 이번 결의안은 중국이나 다른 어떤 국가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포괄적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번 결의안은 앞서 호주가 대유행의 발원지인 중국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던 초안에 비해서는 완화된 표현을 담았다. WHO 회원국들 중 중국의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 등도 서명하게끔 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개별국의 독립조사가 아닌 WHO에 의한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주 “우리는 열려있고, 투명하며, 숨길 것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다”며 “우리는 국제적이고 독립적인 검토를 환영하지만 그것은 WHO에 의해 조직돼야 한다”고 말했다.

WHO, 특히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했지만 이 기구의 초기 대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 중국이 코로나19를 언제 알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정보를 WHO와 공유했는지가 밝혀질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고위 관리들은 우한 지방 정부가 코로나19 초기 당시 감염이 확산되고 있음을 알았지만 이를 경시했으며 내부 고발자들을 구금했다고 인정했다. 중국 정부의 고위 의료고문이자 호흡기 전문가인 중난산 박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우한 당국은 진실을 말하고 싶지 않아했다”며 “초기에 그들이 침묵을 지켰고, 그래서 아마 감염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이 우한 당국에 대한 책임만 인정할 뿐, 중국이 코로나19 정보에 대한 검열을 한다거나 고의적으로 은폐해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주장에는 분노에 찬 반박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유럽 등 외국 정치인들이 ‘중국 바이러스’라고 언급하거나 중국 정부를 비난하면서 중국의 세계적 위상은 이미 타격을 입었다.

중국의 세계적 지위가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는 이날 WHA에서 논의에 오를 대만의 옵서버 자격 참여 여부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대만의 국제적 명성은 중국과 역행해 높아졌다. 대만은 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 대응으로 환영 받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은 중국이 강제 퇴출 시켰던 대만이 다시 WHO에 가입하는 데 지지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5일 대만의 WHO 참여를 지지하는 나라에 대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다수로부터 완전히 거부될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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