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5.18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5.18

기념식 5.18민주광장서 열려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

시민들 먼발치서 기념식 지켜봐

“한풀이, 전두환 처벌하는 것”

文대통령 “진상 반드시 밝혀야”

[천지일보 광주=홍수영·이미애 기자] “5.18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 것 같아 감회가 남다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어느덧 40주년을 맞았다.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옛 전남도청 앞에서 기념식이 거행된 것은 5.18 민주화운동이 1997년 정부기념일이 된 이래로 처음이다.

이날 행사엔 5.18 유공자·유족, 여야 정치권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 자리했다.

민주광장을 찾은 일만 시민들은 대부분 행사장 밖 인도에서 간접 참여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주변을 메웠다.

18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인근에서 시민들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5.18
18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인근에서 시민들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5.18

조신영(53, 광주 남구)씨는 “최후의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40주년 행사를 하게 된 건 큰 의미가 있다”며 “5.18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든 것 같아 감회가 남다르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5.18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아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전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헬기사격 등 아직도 진실규명이 끝나지 않은 많은 부분이 남은 상태다. 이날 시민들도 기념식과 함께 악몽 같았던 과거를 다시 떠올리며 명확한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1980년 당시 전남도청 앞을 잠시 회상한 최형선(81, 광주 동구)씨는 “(헬기사격이 있던) 전일빌딩과 여기 이곳은 피로 물든 곳이다. 당시엔 6.25 때를 방불케 했다”며 “시체더미를 청소차에 실어 날랐다. 광주 전체가 피와 눈물바다였다”고 생생히 증언했다.

최씨는 “그 무엇으로도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끔찍한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동구에서 온 김진숙(43, 여)씨는 “(당시 상황이) 잔인해도 그렇게 잔인할 수가 없었다. 관이 부족해 시신을 넣을 수가 없어 관을 구하러 다녔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정말 그때 일은 지금도 한”이라며 “한풀이는 전두환을 처벌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함께 민주광장을 찾은 염판님씨와 이진숙(광주 서구)씨 역시 “그때는 걸어 다닐 수도 없었다. 배움도 없는 우리지만 5.18은 광주시민을 다 죽인 거나 다름없다”며 “우리는 그때 이미 가슴에 멍이 들어 화병이 생겼다. 전두환(전 대통령) 얼굴만 봐도 그때 일이 생각나서 화가 치민다”다고 분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해서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기념사에서 “지난 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우리는 그만큼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선 40주년을 맞아 청년 세대가 항쟁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5.18 유족과 유공자 자녀인 남녀 대학생 차경태·김륜이씨가 경과보고를 했다.

이후 5.18 당시 남편 임은택(당시 36세)씨를 떠나보낸 부인 최정희(73)씨가 남편을 찾아 헤맨 지 열흘 만에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 상태의 남편 시신을 발견했던 사연도 ‘남편에게 전하는 편지’로 소개됐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및 유가족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되고 있다.사진은 오월 가족인 대학생 김륜이(왼쪽), 차경태 씨가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를 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20.5.18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및 유가족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되고 있다.사진은 오월 가족인 대학생 김륜이(왼쪽), 차경태 씨가 5·18 민주화운동 경과보고를 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20.5.18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