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인천시 남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워크스루(도보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외국인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4.19
[천지일보 인천=신창원 기자] 인천시 남구 선학체육관에 마련된 '워크스루(도보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외국인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의료계, 대책 마련 목소리

“냉방가능진료소 확대해야”

냉방환기문제 우려도 나와

당국 “합리적 운영안 검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올 여름이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신보호구를 착용하고 마스크와 고글까지 착용해야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의료진의 건강·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의료계에선 워크 스루, 드라이브 스루 등과 같은 이동형 진료소를 포함해 야외에 임시로 설치한 선별진료소를 대신할 수 있는 냉방이 가능한 실내 선별진료소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레벨D 수준의 전신 보호구 착용해야 하는 기준을 별도로 세워 의료진의 더위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는 총 611곳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5일 기준 5259명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대응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검체를 채취할 경우 채취자(의료진)는 N95 또는 KF94 동급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일회용 방수성 긴 팔 가운이나 전신 보호복, 일회용 장갑, 고글 또는 안면 보호구 등 개인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코로나19 진단검사 시 상기도 검체를 채취하면서 콧구멍에 면봉을 깊숙이 밀어 넣을 때 대상자의 기침 등을 통해 비말 전파 우려가 있다. 따라서 개인 보호구 착용이 필수다. 하지만 의료진이 코·입·눈뿐 아니라 손·발까지 전신에 보호구를 착용하다보니 선별진료소 등의 의료진은 근무 때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가운데 올 여름이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료진의 건강·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레벨D 개인보호구의 경우엔 속장갑·겉장갑부터 전신 보호복과 후드, 덧신, N95 마스크, 고글까지 착용해야 해 의료진은 더위에 취약해진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이태원 클럽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인천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진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5.14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진료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20일부터 여름 폭염에 따른 건강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하겠다면서 “올 여름은 대체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변화가 클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갑작스러운 무더위 등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료인력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선별진료소가) 야외에 설치된 곳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재 선별진료소의 점진적인 합리적 운영 방안에 대해선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일각에선 냉방이 가능한 장소에서 검체 채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임시 선별진료소 시설도 검체 채취부터 분석까지 병원 안에서 이뤄질 수 있는 상시 진료 체계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실내에 비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워크 스루나 드라이브 스루 같은 선별진료소에서는 의료진들이 더위를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다만 냉방이 가능한 장소에서 검체 채취를 할 경우 환기가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의료계 일각에서 나온다. 실내에서 에어컨 등을 통해 냉방을 하면 더위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겠지만 비말에 의해 공기 중에 있을지 모르는 바이러스를 실외로 빼내지 못한다면 의료진이 감염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법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선별진료소의 경우 지침에 따라 땀이 찰 수밖에 없는 고글을 대신해서 이른바 ‘페이스 실드’라고 불리는 안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신 보호복, 장갑, 덧신, KF94 이상의 마스크를 대체할 도구는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그간의 코로나19 관련 진단 검사 및 임상 정보 등을 활용해 보다 효과적인 개인보호구 사용 지침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레벨D 수준의 전신 보호구 착용해야 하는 기준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세워서 의료진의 더위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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