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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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건축을 하는 재미가 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공간으로 녹여내는 작업 과정은 다양하고 예측불가능의 돌발 상황도 많다. 이런 과정 속에서 심할 때는 고통을 느낄 때도 있고 때로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의 건축과정은 고민의 연속이고 고민의 정도의 차이와 아쉬움들이 다양한 뒷이야기로 남는다. 이 또한 건축을 할 만한 재밋거리라고 생각한다.

건축을 하는 작업은 단순히 디자인을 하는 작업이 아니라 건축 전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공간이념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라 말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건축물을 디자인함에 있어 그 사용성을 미리 이야기 해줘야 하는 건축가가 있다면 반대로 건축주는 이해심을 높이고자 긴장하고 미래의 자신이 살 공간에 대해서 듣는다. 그래서 건축주는 불안하다. 그래도 건축가는 다양한 사례와 준비된 이미지를 동원해 지어질 건축물을 최대한 잘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이미지는 이해할 수 있을 지라도 그 건축에서 느낄 수 있는 좀 더 나아질 더 먼 미래에 생길 수 있는 건축의 즐거운 공간감에 대해서는 어떻게 더 설명하기가 힘들다. 이에 건축주는 내심 불안한 것이고 이 또한 건축하기의 과정인 것이다.

좋은 집을 짓고 사업이 흥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때면 건축이 갖는 순기능이 단순히 물리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통계적으로 집을 잘 지으면 인생도 풀린다는 것 정도만 생각하더라도 함부로 집을 짓지 못할 것이다.

건축을 잘 하기 위한 준비의 시작은 건축주의 몫이다. 좋은 건축가를 찾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밝혀주는 건축주의 앞길을 호흡을 같이 하며 따라가는 것도 건축 잘하기의 첫걸음이다. 일 년 후에 부자가 된다고 누군가가 예언한다면 못 믿을 수 있지만 건축가의 공학적인 뒷받침과 선한 마음의 결합이 좋은 건축을 완성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에 예비 건축주는 자신의 미래의 삶을 맡길 건축가를 찾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옳다. 좋은 건축하기는 인간을 즐겁게 만들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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