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0

몰래 새벽 장사한 콜라텍 경찰 적발

무허가클럽에 손님 66명 입장사례도

자가격리 대상 남성 2명은 무단이탈

방역당국 “코로나19 ‘속도전’ 방해돼”

“손씻기 등 방역수칙 지켜달라” 강조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최근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감염 우려가 높은 상황 속에서도 몰래 클럽·콜라텍을 운영하거나 자가격리자가 집 밖을 나오는 등 일부 ‘방역 무시’ 사례가 나오면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방역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부산에서 몰래 운영하던 콜라텍 등 2곳이 경찰 단속에 걸렸다. 부산시는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로 인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였지만 이들 업소는 이를 무시하고 영업 중에 적발된 것이다. 시는 이 업소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몰래 운영하다가 적발된 콜라텍에 이어 손님 66명을 입장시키고 무허가로 불법 영업을 한 클럽 업주도 적발됐다. 부산진경경찰서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적발해 구청에 통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부산진경경찰서에 따르면 불법 영업을 하는 업소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잠겨있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무허가로 영업 중이던 현장을 급습했다.

업주인 A씨는 이날 오전 0시 30분께 부산진구 건물 4층 출입문을 잠근 채 몰래 손님 66명을 입장시켰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음에도 출입자 명부를 기록하지 않고 손님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손님 전원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확보한 뒤 귀가시켰고, 해당 업소에 대해선 코로나19 위험업소로 지정·관리 조치하기로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지역 발생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천지일보 2020.5.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지역 발생 확진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천지일보 2020.5.10

광주에서는 자가격리 수칙을 위반하고 외출한 30대 남성 2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날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53분경 광주 서구 유촌동 소재 한 원룸에서 자가격리 대상자 박모(31)씨 등 2명이 외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을 관리하던 서구청은 연락이 닿지 않자 이들의 집으로 찾아갔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 모습을 현장에서 포착했다. 이들은 편의점과 커피숍 등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출한 이유에 대해선 “답답해 바람을 쐬러 나갔다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가격리자들은 베트남을 여행하고 지난 3일 귀국,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방역 조치에 따라 오는 17일까지 자가격리하던 중이었다. 서구청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이들을 고발하고 다른 외출 사실이 있는지도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코로나19 감염자들에 의한 3·4차 등 추가 전파를 막아야 하는 급박한 상황임에도 이를 무시하는 일부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속도전에 방해되고 있다”며 난처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보고된 역학조사 시 거짓 진술, 격리조치 위반 사례에 대해 “정부의 코로나19 ‘속도전’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 ⓒ천지일보DB

그간 정부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발생 이후 감염자와 접촉자를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적극적인 추적을 통해 클럽 방문자·접촉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격리해야 지역사회로의 재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방문자인 인천의 한 학원강사가 역학조사 시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추적이 늦어졌고, 학원 수강생과 과외 학생 등 중·고생들의 무더기 감염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한 이태원 클럽 방문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들과 접촉한 60대 아버지가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고 일터와 마트 등을 다닌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그는 진단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오기까지 했다.

박 장관은 “확진된 분이 가족·지역사회에 전파한 2차 이상의 감염사례가 40%에 이른다”면서 “감염이 의심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보건소나 1339에 연락해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당분간 계속될 코로나19와의 불편한 동행으로 일상이 또다시 무너지지 않도록 항상 긴장해야 한다”며 “다수가 밀집하는 시설의 출입을 삼가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방역수칙을 실천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