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처: 뉴시스)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호베르투 아제베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아제베두 사무총장(62)은 성명을 내고 오는 8월에 사임을 하며 이는 내년 WTO 이사회 개최 전 차기 사무총장을 선정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전했다.

이날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자신의 조기 사임과 관련 블룸버그통신과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과 세계 경기침체의 시작으로 이미 위축된 동맹국들이 더 큰 혼란을 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와 가족, 조직에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협상도 없고, 모든 것이 막혔다”고 설명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WTO에게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내가 이 자리에 있다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지거나, 미국과 중국이 갑자기 악수를 하고 ‘좋아, 과거로 돌아가자’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피가 필요한 때”라며 “차기 사무총장은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에너지와 체력을 (WTO에) 정확히 불어 넣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였다.

이날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지도자들과 함께 각국이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무역 장벽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창립 후 25년이 된 WTO의 주요 기능은 164개 회원국 간의 다자간 무역 거래 협상을 돕는 것이다. 그러나 2018~2019년 세계 무역을 위축시킨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WTO에 대한 미국의 임명 거부로 작년 12월 이후 무역분쟁 심판 능력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가디언은 판단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 공화당은 WTO가 미국을 희생시키면서 중국의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아베제두 사무총장은 사임 후 다음 행보를 밝히지 않으면서도 제네바 주재 브라질 대표부 대사인 그의 아내처럼 정치 경력을 쌓지는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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