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가진 자들은 흔히 선민의식에 휩싸인다. 자신이 어렵게 권력을 쟁취했기에 어느 정도의 과오는 용납된다고 생각한다. 더 큰 권력을 쥐기 위해 누구를 짓밟고 올라설 것인가 계산도 빠르다. 이런 과정에서 흔히 범하는 실책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31번 확진자나 신천지가 중국에서 코로나를 묻혀오지 않았지만, 모두들 한목소리로 신천지를 코로나를 묻혀오거나 심지어 만들어낸 범죄집단으로 몰았다. 자국민 신천지를 잡던 정부와 지자체장들이 이태원클럽발 감염이 터지자 ‘특정집단 비난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인권보호책까지 들고 나왔다.

이런 상황에 이태원 일대에 머문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한번 문 열어둔 방역이 맞았는지 논란이 일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서 확인된 감염의 대부분이 해외서 유입됐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게다가 20대 감염의 위험성은 여러 차례 경고됐다. 20대는 대부분 무증상인데다, 슈퍼 전파자가 될 확률이 커서 연령대가 높은 어른들이 방문하는 교회보다 클럽 등 20대가 모이는 곳을 적극 통제해야 했다. 의사들도, 종교인들도 이런 부분을 꼬집었지만 정부도 지자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금의 이태원클럽발 사태는 모두 예견된 것이라 보고 있다. 이미 무수히 많은 20대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클럽에서 확진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슈퍼 전파자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통제하지 않고, 정략적 이유로 신천지, 종교시설만 잡는 사이에 20대 청년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밤마다 유흥가를 드나들었다.

전염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 표나 계산하며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정략적 방역은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도 가장 위험성이 높은 20대가 드나드는 클럽과, 해외 유입 감염이 높은 상황에 외국인이 가장 바글거리는 곳을 안일하게 뒀으니 그 책임을 맡은 지자체장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염병은 성별 종교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정략적 방역이 아닌 원칙적 방역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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