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선불카드.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5.13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선불카드.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5.13

시민 “카드만 받아와, 실망감 커”

동주민센터 “서울시 예산 소진”

서울시 “이번 주 중 처리할 예정”

“일부 자치구 해당, 전체 아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으로 선불카드를 수령했지만 ‘예산이 부족해 오는 21일 이후부터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은 서울시민이 당혹감을 보이고 있다. 급하게 쓰려고 신청해 받았는데 말만 ‘긴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제보자 A씨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선불카드를 (동주민센터에서) 수령했는데 서울시에 예산이 없어서 21일 이후에야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다”며 “급하게 생활비에 보태려고 찾으러 갔다가 카드만 받아왔다”고 허탈해했다.

그는 “대출도 상환해야 하고 매달 나가는 돈도 있고 하다 보니 생활비가 부족하다. 쌀도 떨어진 상태”라며 “남편은 휴직 중이고 수입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장보는 데 사용하려고 (선불)카드를 받으러 갔던 것인데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 가능 시기가 늦춰지다보니 사용 기간도 6월 말에서 8월로 연기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당장 급하게 써야 하는데 카드를 수령해도 사용을 못하고 있으니 말만 ‘긴급’인 것 아니냐”고 답답해했다.

A씨가 방문했다는 동주민센터에서는 ‘선불카드 발급 중단’에 대한 안내도 있었다. 해당 안내문에서는 ‘서울시 예산 소진으로 5월 15일 이후 카드발급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A씨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카드 발급마저도 늦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동주민센터에 붙은 ‘선불카드 발급 중단’에 대한 안내문. ‘서울시 예산 소진으로 5월 15일 이후 카드발급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5.13
동주민센터에 붙은 ‘선불카드 발급 중단’에 대한 안내문. ‘서울시 예산 소진으로 5월 15일 이후 카드발급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5.13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예산은 1차와 2차로 나눠 자치구로 들어가는데 일부 자치구에선 1차 배분한 예산보다 많은 사람이 신청해서 그런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서울시 전체가) 21일부터 카드 사용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한 자치구에서도 일부는 자체 예산을 집행하기도 한다”며 “서울시에서는 예산이 부족한 자치구에 대해 오늘과 내일 중으로 예산을 집행해서 이번 주 중으로는 카드사용이 가능하도록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서울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것으로,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과는 다른 지원제도다.

시는 이에 대한 온라인 접수를 진행했으며, 인터넷 접수를 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동주민센터를 통해 현장접수를 받는다. 현장접수에도 5부제가 시행된다. 현장접수 시에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100% 이하 191만 가구 중 정부지원을 받는 73만 가구를 제외한 117만 7000가구다. 지원 금액은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1~2인 가구는 30만원, 3~4인은 40만원, 5인 이상은 50만원이 지원된다.

지급 방식은 서울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가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신청서에 작성한 세대주의 휴대폰으로 ‘제로페이앱’에 상품권 등록을 할 수 있는 핀번호가 문자로 발송된다. 선불카드의 경우 지급 결정 문자 수신 후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카드를 수령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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