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원전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바다에서 방사성 오염물질이 발견됨에 따라 방사선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농산물에서 해산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카키 요시아키(高木義明) 문부과학상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현 앞바다 30㎞ 해역 8개 지역에서 해수를 채취해 방사성 물질 포함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전력의 자체 조사 결과 발전소 주변 100m 지점 바다에서 국가 기준을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에 따른 것이다.

방사성 요오드131은 법률로 정한 기준치를 126.7배 상회했고, 세슘137은 16.5배, 세슘134는 24.8배의 농도로 검출됐다.

방사성 물질이 음식물을 통해 인체에 흡수될 경우 호르몬생성과 신진대사 조절을 담당하는 갑상선에 축적돼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아직 해산물의 방사선 오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바닷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가 발생하자 농산물에 이어 일본 국민들이 특히 좋아하는 해산물에 이르기까지 먹을거리 전반에 대해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본은 1인당 연간 생선 소비량이 70㎏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해산물 소비 국가다.

시금치나 우유 등에서 방사선 오염 물질이 검출된 이후 농산물의 유통난이나 소비심리 위축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해산물 오염 사례까지 밝혀질 경우 식생활 전반에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의 경우 일본 정부는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다"며 안심시키고 있으나 이미 유통 시장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원전 사고 직후 벌써 도쿄의 초밥집은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쿄 소재 한 초밥집 주방장은 "이후로는 매출이 70% 가까이 줄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은 특히 수산물의 해외 수출도 활발해 이번 사태로 해외로 나가는 수산물의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벌써 한국은 롯데마트나 신세계 백화점 등 대형 마트에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은 일본산 해산물을 대거 수입하는 국가들은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고, 미국 식품의악국(FDA)은 일본산 식품류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바닷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해서 바로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며 "다만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생길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관련 기관을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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