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1㎝ 커지면 시간당임금 1.5% 많아져

(서울=연합뉴스) 30~40대 남성의 키가 클수록 임금을 더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키가 1cm 증가함에 따라 시간당 임금이 1.5%씩 상승하는 등 30~40대 남성의 임금에 '신장 프리미엄(height premium)'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 교수는 22일 '한국 노동시장에서의 신장 프리미엄'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진은 11차 연도(2008년) 한국노동패널조사에 참여한 30~40대 남성 근로자 1천548명의 표본을 추출해 키와 임금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표본의 평균 키는 172.6㎝, 표준편차는 5.04㎝였다.

연구진은 키에 따라 시간당 임금이나 학력 및 가족 배경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중위 값(173㎝)을 기준으로 두 집단으로 나눴다.

중위 값 이하 키가 작은 집단의 평균키는 169.3㎝로 시간당 평균임금은 1만2천720원이었다.

반면 중위 값을 초과하는 키 큰 집단의 평균키는 177.2㎝로 시간당 평균임금은 1만3천450원에 달해 키 작은 그룹보다 5.7% 많았다.

특히 신장이 1㎝ 커질 때마다 시간당 임금이 1.5%씩 상승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신장이 1cm 커지면 약 40만원 정도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1인치(2.54㎝)로 환산할 때 임금 차는 3.8%로 미국(2.5%), 영국(2.7%)보다 컸다.

키가 큰 사람과 키가 작은 사람은 인적 속성도 달랐다.

중위 값 이하 표본의 나이 평균은 39.9세인 데 비해 초과 표본은 37.5세였다.

체중은 중위 값 이하 표본이 67.5㎏인 데 비해 초과 표본은 75.1㎏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은 학력이었다.

초대졸 이상의 비율이 키 작은 표본에서는 49.2%인데 비해 중위 값 초과 키 큰 그룹에서는 63.4%로 나타났다.

키가 큰 사람은 키가 작은 사람보다 아버지가 고학력이고 전문직일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14세 당시를 기준으로 아버지가 고졸 이상인 비율은 중위 값 이하 표본에서는 26.3%인 데 비해 초과 표본에서는 36.9%였다. 부친의 전문직 종사 비율도 이하 표본에서는 6.0%인 데 비해 초과 표본에서는 11.5%로 조사됐다.

기혼 비율은 이하 표본이 79.7%인 데 비해 초과 표본은 82.7%로 키가 큰 사람이 조금 높은 비율을 보였다.

5점 척도(낮을수록 건강상태 양호)로 평가한 건강상태는 이하 표본이 2.25이고 초과표본이 2.17였다.

연구진은 그러나 키가 1㎝ 클수록 시간당 임금이 1.5%씩 상승한다는 결론이 아버지의 학력과 직업으로 대표되는 가족특성(family background)에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진은 "임금에서 신장 프리미엄은 가족 배경의 차이라기보다는 청소년기에 축적된 리더십, 대인관계 기술, 사회적응력, 자신감과 같은 비인지적 인적특성이 대학 진학 등 학력 차로 이어져 임금에 부분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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