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 앞에서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 앞에서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9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시민당 윤미향 당선인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재직 당시에 벌어진 ‘기부금 유용’에 대한 논란이 여야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보수 진영의 의도적 공세라고 폄하하며 비호를 하는 반면 미래통합당을 포함한 야당은 세부 지출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핑계로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대한 보수 진영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다수가 숨죽여 침묵할 때 일본 제국주의의 성노예 범죄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평생을 바친 한 사람과 역사적 성과를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면서 “피해자 할머니와 정의연의 오랜 연대관계와 인간관계를 이간질 하는 가장 악랄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할머니들과 정의연이 함께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운동을 해왔지만 늘 입장이 같지는 않았다”며 “1995년 아시아여성기금이나 2015년 화해치유기금을 받자는 할머니들도 계셨지만, 정의연은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번 일도 이런 일의 연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진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2015년 박근혜 정권이 맺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파기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이들은 ‘기부금의 진실’이 아니라 ‘위안부의 소멸’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30년 동안 온갖 수모와 피눈물 속에서도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한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듯이 이번 난관도 잘 극복하고 본인의 다짐과 목표를 잘 해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중앙위원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중앙위원회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2

논란의 중심에 선 윤 당선인은 자신의 상황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6개월간 가족과 지인들의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생각나는 아침”이라며 “겁나지 않습니다. 친일이 청산되지 못한 나라에서 개인의 삶을 뒤로 하고 정의 여성 평화 인권의 가시밭길로 들어선 사람이 겪어야 할 숙명으로 알고 당당히 맞서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 당선인은 “정의연과 저에 대한 공격은 30년간 계속된 세계적인 인귄운동의 역사적 성과를 깔아뭉개고 21대 국회에서 더욱 힘차게 전개될 위안부 진상규명과 사죄와 배상 요구에 평화인권운동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보수언론과 미통당이 만든 모략극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30년 동안 온갖 수모와 난관과 피눈물 속에서도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라며 “친일세력의 부당한 공격의 강도가 더 세질수록 저 윤미향의 평화 인권을 향한 결의도 태산같이 높아질 것입니다”라고 했다.

반면 야권은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의연과 윤 당선인은) 떳떳하다면 세부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통합당과 관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TF를 구성해 진실 규명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원 대표는 “전날 정의연이 기부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을 했지만,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정의연과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건강을 문제 삼으며 명예훼손을 하지 말고 앞장서서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윤 당선인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대표가 관련 사실을 폭로한 이 할머니에게 “할머니의 주변에 계신 분에 의해 조금 기억이 왜곡된 것 같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당 전주혜 당선인도 “(정의연은) 기부금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됐다고 주장만 할 뿐 세부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며 “국민성금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진실과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민생당 박지원 의우너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기부 내역 등 모든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윤 당선인의) 주장대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해도 공개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서부터 피해자 지원 규모에 이르기까기 모든 것이 의혹 투성이다. 정의연의 민낮이 드러나고 있다”며 “정의연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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