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진리교회. (홈페이지 캡쳐)ⓒ천지일보 2020.5.5
빛과진리교회. (홈페이지 캡쳐)ⓒ천지일보 2020.5.5

“리더십 훈련 내용 확인 목적”

논란 일자 교단도 “대책 논의”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앙훈련을 명목으로 교인들에게 인분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등 엽기 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빛과진리교회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2일 오전 8시부터 동대문구 소재 빛과진리교회 사무실과 숙소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교회의 리더십 훈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압수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빛과진리교회의 한 교인은 “2018년 10월 신앙 훈련을 명목으로 ‘잠 안 자고 버티기’ 훈련을 받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면서 교회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은강)는 이 사건과 관련해 고소장을 접수한 뒤 지난 1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수사 지휘를 내렸다.

특히 빛과진리교회 전 교인들 사이에서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5일 빛과진리교회의 전 신도 20여명과 함께 서울 강북구 한빛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교회는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통해 신도들을 길들이고 착취해왔다”며 “일종의 ‘그루밍 범죄’를 저질러온 김 목사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교회 역시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 교인들은 해당 교회가 평소 ‘리더십를 기르는 훈련’이라며 신도들에게 자신의 인분 먹기, 돌아가며 매 맞기, 불가마에서 견디기, 공동묘지에서 기도하며 담력 기르기 등 엽기적인 행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한 신도는 “교회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가 인분을 먹으라고 지시했다”며 “먹기 싫었지만 (리더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인분을 먹는 영상을 찍어서 보낸 후 점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빛교회에서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5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빛교회에서 빛과진리교회 김명진 목사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또 다른 교인은 “그 당시에 리더가 인분을 먹는 것을 많이 권장하는 분위기였고, 모임 때 인분을 먹은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나도 먹어야되나’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계에선 빛과진리교회 사건 관련자에 대한 교단과 노회 차원의 강력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악인 줄 알면서도 악을 도려내지 않고 도리어 비호했던 잘못된 결정이 가져온 결과며 아프더라도 곪아 터진 폐부를 제거하지 않고 불의와 불법을 용인한 결과”라며 “이제라도 예장합동 총회와 평양노회는 불의를 도려내고 정의를 세우라”고 지적했으며,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평양노회는 이 사건에 대해 신속히 진상조사 및 합당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피해자들의 보호와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빛과진리교회가 소속된 예장합동 평양노회 측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모양이다. 평양노회는 이미 임원회와 정치부 회의를 연이어 가졌으며, 조만간 임시회를 열어 빛과진리교회 문제를 다룰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빛과진리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픔을 보듬고 사랑을 지향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상처하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특히 병상에 있는 자매님의 일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방법을 찾아 최대한 돕겠다”고 밝혔다.

한편 출석 교인 2000명이 넘는 빛과진리교회는 교인 대다수가 청년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는 CBS·CTS·국민일보 등에도 소개된 바 있다. 특히 김 목사의 설교는 CBS에서도 송출됐다. CBS는 해당 논란이 일자 그의 방송 설교를 모두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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