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0

‘연락불통’ 클럽 방문자 3천명

자진신고·역학조사 속도 필요

무증상·경증에 경각심 떨어져

‘숨은 감염자’ 감염 위험 증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것이 사태 종식을 위한 관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한 이들은 대부분 젊은층으로, 비교적 활동성이 높고 이동반경도 넓다. 이들이 감염된 상태에서 오래토록 지역사회에 머무를 경우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할 위험이 있다.

이에 얼마나 빨리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느냐에 따라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특성상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약해 증상만으로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만큼 클럽 방문자들의 자진신고와 더불어 이들을 찾아내는 역학조사의 속도가 방역 대응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자체에 따르면 황금연휴를 맞아 클럽을 찾은 5000여명 가운데 3000여명이 현재 ‘연락불통’이다. 당시 클럽은 출입 시 방문기록을 적도록 했지만, 연락처가 거짓으로 적혀있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것이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 중에서 성소수자가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 포함돼 있고, 이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클럽에 갔다는 비난·비판이 일면서, 이들이 자진해서 하는 신분 노출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이들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익명검사’ 카드까지 꺼냈다. 신분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조치다.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다. 전날 오전까지 확인된 확진자의 34.8%는 ‘무증상’으로 파악됐다. 증상이 겉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감염자들은 스스로 경각심을 갖기 어렵다.

이에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지역사회에 숨을 경우 코로나19는 확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는 감염 초기에 전파력이 높다. 확진자들 중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하고 가족이나 지인, 동료 등에게 병을 옮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날 오전까지 확인된 2차 감염 사례는 23명에 이른다.

이 같은 양상은 시간이 지나며 3·4차 등 ‘N차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감염자가 늦게 발견될수록 확산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 구로 콜센터’에서 발생했던 집단감염이 그 예다.

서울 구로 콜센터에선 증상이 있는 직원이 확진 전까지 한 달간 출근을 하면서 166명이 감염되는 사례가 나온 바 있다. 감염자 중에선 콜센터 확진자가 방문했던 경기 부천 생명수교회 신도들도 포함돼 있었다.

클럽발 코로나19 또한 이 같은 전파 양상을 보일 수 있기에 클럽에서의 코로나19 노출자를 찾아 지역사회와 격리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한편 방역당국은 카드내역 조회,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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