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출처: 뉴시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 당시 무증상 35%

“경증에 병원 안 가 검사 늦어질 가능성 높아”

집단발병 사례 비율 15.6%에서 42.7%로 급증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20~30대 젊은 층을 보다 빨리 발견하기 위해 환자 감시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젊은 층 중심으로 한 조용한 전파 차단을 위한 대책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 ”입대 전 전수검사를 하는 등 지역감염이 어느 정도 확산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감시체계를 몇 개 가동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파악된 신규 확진자 35명 중 29명이 국내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확진 환자이자 이태원 클럽 집단 발생 관련된 경우다.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20명, 이태원 클럽 확진자에 노출된 2차 감염자가 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0시 이후 낮 12시까지 14명이 추가로 감염 사실이 확인돼 누적 확진자는 86명(남성 78명, 여성 8명)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51명, 경기 21명,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8명, 30대 18명, 40·50대 각 3명, 60세 이상 1명으로 20대가 가장 많이 차지했다.

86명의 감염경로로는 이태원 클럽 방문 63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태원 클럽 확진자 접촉에 의해 2차 감염 2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3차 전파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확진 당시 34.8%가 무증상 상태였는데 이는 접촉자로 분류돼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검사로 초기 발견된 경우가 훨씬 많은 상황임을 뜻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좀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인데 20~30대 젊은 층 중에서는 아직 위중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증상 또는 경증 초기 상황에서 발생하는 유행이라 완전히 고리를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는 장기전으로 갈 것”이라며 “연휴 기간 이전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규모의 유행을 통제해왔지만 이 부분이 느슨해지다 보니 집단발병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특성이 굉장히 경증이어서 병원을 가지 않아 진단이 늦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점을 우려하며 “최대한 이런 젊은 층을 검사 및 감시하는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태원 클럽 사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최근 2주간 집단발병 사례 비율은 15.6%에서 42.7%로 급격히 늘어났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유흥시설이 대부분 지난 2일부터 6일 사이에 운영됐고, 이때 노출자에서 확진자가 많은 상황”이라며 “평균 잠복기를 고려하면 7일부터 13일 사이 이번 주에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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