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가 5일 발표한 이주노동자 보고서 표지(출처: 뉴시스)

국제노동기구(ILO)가 5일 발표한 이주노동자 보고서 표지(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 쿠웨이트 등 걸프지역 국가들에 수만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한 시설에 격리돼 생활하고 있으며, 이주노동자들 간 코로나19 확진이 늘어나고 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에 따르면 걸프지역 국가들에서는 건설을 위해 이주노동자 단체 숙소가 흔하며 사회적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이주노동자들 사이에 확진자 수가 최근 몇 주간 급증세다.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은 위생 조건이 열악한 숙소에서 집단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마스크 착용 없이 노동현장에서 근무하고 심지어 한 방에 6명에서 10명이 집단으로 숙식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자 기업들이 이주노동자들을 해고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빈곤한 상황에서 그대로 집단숙소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17년간 이주노동자로 근무하고 있는 싱(44)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일이 끊겨 주로 이주노동자들이 숙소에만 있었다”며 “이제 회사는 급여를 줄 수 없는 상황이고 집에 가야하는 티켓을 사야하지만,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그대로 남아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도 출신의 건설노동자는 “때때로 그들은 부분적인 금액을 주지만 생계에 어려움이 있다”며 “생계로 인해 자기 위생 관리는 신경쓰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걸프 지역 국가들은 수만명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의 코로나19 확산을 일으키지 않도록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 정부도 걸프지역에 근무하고 있는 인도출신 이주노동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700명 이상을 귀국시켰으며 이번 주에도 수천명을 걸프에서 본국으로 송환할 예정이다.

CNN에 따르면 수십 년 동안 걸프 지역의 석유가 풍부한 아랍 국가들은 막대한 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수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주노동자들은 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와 취업 기회를 찾아 걸프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주노동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집단 숙소 시설의 환경ㆍ위생 상태가 많이 열악하다”며 “걸프지역 국가들이 자국민과의 접촉을 막는 편의주의적인 지침을 제공할 뿐 이주노동자들 간 집단감염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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