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4.20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4.20 (출처: 뉴시스)

총선 與승리로 기존 정책 속도

방역협력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

통일부 “북한 호응, 절대적 요소”

북미대화 재개 역시 어려운 분위기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그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국내외적 지지를 받은 데다 4.15 총선 여당의 압승으로 정부로서는 집권 후반기에도 기존 정책을 가속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 문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남북문제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文대통령 “남북관계 개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재작년 4월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며 손을 맞잡았다. 나란히 도보다리를 산책하고 단독 회담까지 가진 두 정상은 핵 없는 한반도에 대한 의지를 다지면서 첫 걸음을 뗐다. 이렇게 시작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미 양측 정상이 비핵화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자 남북관계 역시 악영향을 받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제 북미대화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현실적 방안을 찾아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4.27 남북 판문점공동선언 2주년 기념사에서도 문 대통령은 같은 기조의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판문점 선언이 실천되지 못한 것은 국제적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판단 하에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실적 제약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는 것인데, 코로나19 협력으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해보겠다는 고민의 결과로 읽혔다. 최근 추진 중인 동해 북부선 연결 공사를 시작한 것도 경의선 공사 재개까지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는 남북 자체적인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등 남북미 간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문 정부 기조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국내외에 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9.4.27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내용을 담은 '판문점선언'을 국내외에 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제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9.4.27

◆당분간 남북 교착국면 계속될 듯

다만 남북관계의 경우 워낙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정부 안팎에서도 남북협력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실제 판문점 선언 이후 우리 정부의 각고의 노력에도 남북 간 진전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상황도 섣불리 판단하지 못하는 이유다.

아울러 북한의 호응 여부도 관건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문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북한은 아직까지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우리 정부가 대북제제 ‘틀 내’를 추동하는 한 북한을 대화선상에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도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통일부가 전날(8일) 정례브리핑에서 “보건협력이든 경제 분야 협력이든 북한의 호응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며 “북한의 호응 여부에 대해선 북한이 수용 가능한 것들, 상호 호혜적인 것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인식이 깔린 반응이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남북미 모두 방역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실무 대화 재개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11월 미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트럼프 정부의 우선 순위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점도 올해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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