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황금연휴 기간인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행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오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다. ⓒ천지일보 2020.5.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황금연휴 기간인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행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오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다. ⓒ천지일보 2020.5.4

시민들 “재확산 염려 크다”
“마스크 착용 제일 중요해”
현실성 없는 방역지침 비판
“안 지키면 탁상행정 불과”
명동거리, 일상 찾은 분위기
학원·동아리, 방역수칙 준수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45일간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됐다.

정부가 국내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한층 완화된 방역지침을 발표한 것이다. 시민들은 ‘생활방역’ 전환으로 인해 바뀐 일상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이날 온라인상에서 다수의 시민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재확산할지 불안해했다.

네이버 아이디 ‘rabb****’는 “‘생활방역’에서 마스크 착용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하며 “전철이나 마트, 백화점과 같은 곳에서는 거리두기 실천이 쉽지 않다. 어떻게 코로나에 감염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치료약이 보급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gkqm**’는 “이러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번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하며 “최초감염도 확진자 1명에서 시작됐다. 카페나 식당, 술집 등 지나다니다 보면 사람들 너무 많아서 놀랐다. 이제 생활 속 거리두기라면 최소한 마스크는 하고 다녀야 한다. 서로 제발 조심 좀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시민도 보였다. ‘dequ****’는 “지역 화폐 받은 것으로 동네 음식점(술집) 및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술판 벌이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서 아무리 생활방역을 해야 한다고 외쳐도 국민이 실천하지 않으면 그냥 이것도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현실성에 맞지 않는 ‘생활방역’ 지침에 대해 비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anas****’는 “헬스장에서 운동한 후 샤워실 이용 금지, 아프면 출근 금지 이런 생활방역 조항들이 실제로 잘 지켜질 것 같나”라고 반문하며 “이같은 지침이 지속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가. 정부에서 더 확실한 관리로 이번 달 안에 코로나 끝내고, 국민에게 안정감과 희망 그리고 자유를 달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할까 불안해하던 온라인상 반응과는 달리 정작 이날 명동거리에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대다수의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2m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팔짱을 끼고 걷는 등 밀접접촉을 하는 시민도 다수 보였다.

시민들 사이 간격은 사람 주먹 1개가 들어갈 정도로 매우 촘촘했으며 식당가도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파로 북적거리는 명동과는 달리 도서관은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은 2m이상 떨어진 채로 도서관 시설을 이용했다. 입구에서는 직원이 온도계로 발열 체크를 하고 있었으며 도서관 곳곳에 책 소독기와 소독제를 배치하는 등 방역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 열람실 앞에서 직원이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 열람실 앞에서 직원이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방역 수칙 준수가 우려되는 일상거리와는 달리 학원가에도 생활방역 전환으로 인한 변화가 생겼다. 한 온라인 학원 커뮤니티에서는 학원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한 네티즌은 “생활방역 전환 후 두 팔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안 쓰던 교실을 정리했다”며 “교실 사이를 터서 아이들이 넓게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더 만들었다. 그렇게 해야 나도 안심되고 아이들에게도 문제가 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인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 중인 한 여성 네티즌은 “생활방역으로 전환했다 하더라도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을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서 실시간 인터넷 강의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불가피하게 학원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경우에는 1:1 형태로 최소 2m이상 떨어진 채로 수업을 진행할까 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책상 가운데 가림막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리 모임 문화도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한 친목 동아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오프라인 모임(정모) 공지사항에 ‘신체 밀접접촉 금지’ ‘마스크 미착용 시 모임 참여 불가’ ‘상대방과 2m이상 떨어져서 식사·이야기하기’라는 새로운 지침을 추가하기도 했다.

한 헬스클럽 동아리 커뮤니티에는 운영자가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종식되기 전까지 당분간 헬스장에서 운동할 수 없다”며 “회원분들께선 자택 내에서 운동해야 하며, 여러명 모여서 운동하는 것도 자제할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가 제시한 개인 방역 5대 핵심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충분한 간격 두기 ▲손을 자주 꼼꼼히 씻고, 기침할 때 옷소매로 가리기 ▲매일 2번 이상 환기하고, 주기적으로 소독하기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

여기에 마스크 착용과 환경 소독, 65세 이상 노인 및 고위험군 생활수칙, 건강한 생활습관 등 보조수칙을 통해 구체적인 생활습관을 안내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시민들이 도서관 열람실 내 자가대출반납기를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된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시민들이 도서관 열람실 내 자가대출반납기를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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