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는 원내정당에서 당대표 다음가는 2인자 자리로 정당의 원내문제에 대해 전권을 가지므로 의회민주주의에서는 핵심 당직이다. 원(국회)내에서 자당(自黨)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배정뿐만 아니라 원내대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가는 등 중요한 역할과 함께 큰 책임도 따르는 자리다. 종전에는 원내총무라 불렸지만 2004년 국회의 원내활동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 명칭을 원내대표라 변경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원내총사령관인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5월 7일, 미래통합당에서는 5월 8일 경선을 실시한다. 180여석이 되는 거대여당의 원내대책을 이끌고 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후보자 누가 당선되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지렛대로 하는 기본 원내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제1야당인 통합당의 사정은 크게 다르다. 거대여당을 상대하려면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신뢰 속에서 원내협상에서도 강온(强溫) 양면전략을 펴는 등 노하우가 있어야 하기에 이번에 선출되는 통합당 원내대표의 능력과 역할은 매우 중대시 되고 있다.   

통합당에서 이명수(4선·충남 아산갑), 김태흠(3선·충남 보령·서천) 의원이 출마를 밝힌 데 이어 4일에는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의원이 경선 대열에 가세했다. 이와 함께 권영세(4선·서울 용산)·김기현(4선·울산 남을) 당선자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중진 의원들이 신중모드를 견지하고 있는 지금 상황은 자칫하면 이번 임기 내내 제1야당 원내대표직이 ‘약’보다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초선 당선자들(40명)은 이번에 당선되는 원내대표는 차기 지도부의 핵심으로서 통합당의 운명을 짊어지고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선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정견 발표와 충분한 토론과 질의응답 등을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초선들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드문 사례로 그만큼 제1야당이 처해진 풍전등화 같은 입장을 초선 당선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 원내대표 선출이 난파선같은 당을 추스르는 첫 일정이 되겠지만 차기 원내대표는 향후 대여전략 등에서 험난한 파고를 극복해나가기 위한 원내 선장으로서 막중한 소임이 따른다. 먼저 당지도부를 구성해야 하고, 총선 패배에 대한 분석과 철저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하며, 그 위에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독이 든 성배’를 마다않고서 국민들로부터 제1야당이 신뢰받을 수 있는 수준선까지 끌어올려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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